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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Tea Apr 10. 2023

갤러리 하우스

사진: Unsplash의kimi lee

#작품1_[미개봉.작]

#내돈내산 작품 해설 ... 주말은 충전의 시간입니다. 한 주를 잘 보내기 위한. 하지만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과정에서 집안 일도 해야 하지요. 집안 일중 일주일을 주기로 반복하는 두 가지. 대청소와 빨래. 가장 큰 집안 일이지 싶습니다. 특히, 이불 빨래는 어제 처럼 햇살이 가득한 주말과의 자체 약속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불 빨래는 일부러 시간을 내야 가능한 경우가 많지요. 진정 소중한 우리 집 작품들의 몸과 마음을 밤낮으로 따듯하고, 시원하게 감싸 안아주는 이불. 그 작품들은 여전히 미개봉작으로 남아 있지만. 언젠가는 포텐 터지리라 오늘도 잘 달려갔다 달려옵니다. 



#작품2_[신선한 로켓의 생명력]

#내돈내산 작품 해설 ... 일주일에 한번 월요일 새벽. 우리 가족의 생명력이 새벽에 배송됩니다. 나와 아내가 도시락을 싸고 일팔 청춘 따님이 일주일을 버텨 낼 에너지원이죠. 피곤함, 노여움, 설레임, 고독, 배고픔, 그리움, 외로움, 반가움, 두려움, 즐거움, 가벼움, 긴장 그리고 사랑이 뒤섞일 일주일의 에너지원. 6시가 조금 넘으면 배송된 것들을 가지러 나갑니다. 소분해서 냉장고를 채우는 동안 월요일 콧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도시락 가방에 오늘치 먹을 걸 들고 엘리베이터 앞에 우뚝 서면 양 다리에 힘이 팍팍 들어갑니다. 뜨끈한 걸 먹어야 다시 한번 세상 살만하다를 느끼는 월요일입니다.  




#작품3_[다소곳-씬]

#내돈내산 작품 해설 ... 출근을 하려고 나가려는 데 신발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작품2_[신선한 로켓의 생명력]를 들고 들어 오다 남긴 작품이지 싶네요. 허릿병 때문에 제 힘을 쓰지 못하니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발만 빨랐었나 봅니다. 아침을 열어 주는 아내의 섬세함에 고마움과 즐거움이 나의 몸도 마음도 가볍게 해줬기 때문일까 싶습니다. 세 식구가 일주일을 잘 살아낼 수 있는 에너지가 단박에 충전된 기분이었을까요. 후다닥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 오면서 만들어 놓은 작품이네요. 우연하게 만들어진 나란 작품. 오늘도 이 신발 신고 지구위를 터벅터벅 걸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은 온통 작품 천지였습니다. 일상에서 발견되는 영혼이 담긴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 그렇게 보려고 마음을 쓰니 그렇게 보이네요. 내 마음이 열리니 눈이 따라 열립니다. 그러면서 나도 아내도 따님도 그리고 멀리 혼자 지내고 있는 아드님도 작품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멋진 쓰임이 있는, 멋진 작품들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야근후에 아버지를 만나뵈러 달려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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