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7zZsKOvXiFo
아~아~ 오~아, 못 생겼어. 아~아~오~와, 못 생겼어. 못생겼어. 못생겼어.
존 레넌이 꿈을 꾼 뒤 쓴 가사라고 알려져 있다. 그 부분이 그날, 나에게는 그렇게 얄궂게 들렸다. 그리고 아무리 다른 말로 듣고 싶어 해도 계속 그렇게 들렸다. 지금도 그렇게 들린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한참 즐겨 듣던 팝송 개그들이 가끔은 떠오르긴 한다. 익숙함이 참 무섭다.
그렇게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게 인간인지라. 한번 그렇게 나에게 들어온 것들은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하나 보다. 그래서 갑자기 사람이 변하면 잘못된다고 했지 싶다. 내가 악착같이 부여잡고 있는 게 무엇일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언제부터였을까. 그중에서 어떤 것을 나로부터 떠나보낼 수 있을까. 그런 저런 순서를 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되지 않을까 싶다.
어제 텃밭에서 여학생 무리 중에 있던 한 아이가 내게 말을 걸었다. 내 수업을 듣지 않는, 모르는 학생이었다. 그 무리 중 한 명이 내 수업을 듣는 데 그 아이의 친구인 듯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그래. 안녕. 그러고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듯이 머뭇거리더니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그런다. 선생님, 선생님은 미중년 같아요. 잉? 뭐? 하는 사이에 그 앞에 있던 아이들은 벌써 큭큭 거리면서 사라진다.
너는 아름다운 눈을 가졌구나,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그러면서 주변에 동료쌤들이 멀찍이 있어 다행이다 싶었다. 그러면서도 역시, 아이들 눈은 정직해 했다. 그러면서도도 또 아, 혹시 아름다울 미가 아니라 미완성의 미일지도,라고. 미완성의 중년. 그러지 않기 위해 옳고 그른 것을 따지지 않으면서도 내가 억척스럽게 악착같이 고집 피우는 것들을 헤아려 보는 게 필요하지 싶다. 이렇게 쓰는 이유도 그것 때문 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