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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May 21. 2016

UX로 풀어보는 퇴사학교

퇴사학교라는 서비스를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보았어요-

처음에 이 서비스를 발견한 건 페이스북 뉴스피드였습니다. 발견을 하고 제일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읭? 퇴사...학교????'였던것같네요. 한국에서 일을 하는 왠만한 직장인들에게 후킹이 될 수 있을 단어인 '퇴사'... 당연히 클릭해 봤습니다. 아직 스타트업이라 컨텐츠가 그리 많지 않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경험적인 관점에서는 벌써 개인적으로 많은 시사점을 준 서비스라 간단하게 리뷰를 해 봤습니다.


퇴사학교는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음직한 자기계발 교육 플랫폼입니다 

개인적으로 광고 및 마케팅 서비스를 디자인을 해보기도 했기에, 지금까지 새로운 마케팅이나 광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퇴사학교'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근 몇년동안 봐왔던 서비스중 가장 신선하고 매력적이게 다가왔습니다. '퇴사'라는 단어와 '학교'라는 단어가 조합이 되어 제공되었다는 부분에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신선하게 다가왔던것 같은데요, 그래서 그 실체를 확인을 해야겠다는 궁금증이 폭발했었던것 같습니다. '퇴사'라고 하는 행위를 '학교'를 통해 교육 받는다고 하는 개념은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쉽게 떠올릴 수 없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교육을 자습의 형태로 진행을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한국은 초등학교, 아니 이젠 유치원까지인가요, 나이부터 학원을 다니면서 선행학습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자라오면서 새로운 지식이 필요할때는 학교 혹은 학원등의 기관(Institution)에서 선택적으로(혹은 필수적으로) 지식을 '다운로드'를 받아왔기에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된 후에도 본인이 주체적으로 내리는 '퇴사'라는 결정의 리스크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학교/학원이 필요한 것이죠.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퇴사하고 싶은 사람이 없을까요? 아니요. 많으면 더 많지 적지는 않을겁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직을 하는 친구들의 주기가 짧으면 6개월정도인 상황임에도 모두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그만큼 퇴사 빈도수가 많습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어떻게 퇴사의 막연함을 해소할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미국에서 네트워킹이라고 하는 시장이 매우 크고 활성화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Linkedin을 통해 내가 관심있는 분야/회사의 담당자와 맨땅에 헤딩으로 연락도 걸어보고(Cold Call) 커피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조언들을 직접 들으러 다니면서 인연이 잘 이어지는 경우에는 직원 추천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방식의 네트워킹 문화가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 외에도 미국에는 전국적으로 네트워킹 이벤트가 매우 활성화 되어있습니다. 관련 서비스들도 매우 많죠. 이런 서비스가 미국에서 활성화된 이유는 미국 사람들은 '이직', '취업', '멘토링'등의 니즈가 있을때 지금까지 공부를 자립적으로 했던것 처럼 직접 자신이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찾아나서면서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어릴적부터 키워온 교육방식이 체득이 된거죠. 미국의 이런 부분이 한국의 교육방식과는 많이 다른 부분인것 같습니다. 

제가 한편으로 '퇴사학교'라는 서비스에 가장 큰 인상을 받았던 이유도 개인적인 고민을 통해 한국에는 활성화 되어있지 않은 네트워킹 시장의 이유에 대해서 문화적인 차원의 고민을 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퇴사학교에서 저도 뭔가 벌써 배운건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퇴사학교의 가장 큰 매력은 마케팅입니다

퇴사학교의 교장(대표)으로 있는 분은 브런치에서도 '퇴사의 추억'으로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신 장수한님입니다. 

[출처: 퇴사학교]

포스팅을 쓰기에 앞서 장수한님이 작성한 이런저런 포스팅을 읽어봤는데요, 참 재미있더군요 ㅎㅎ 역시 우선 사람은 말빨이 좀 되어야...ㅎㅎ;; 경영학 전공에 전략기획을 하셨던 분이라 그런지 몰라도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탄탄하고 '한방(?)'이 있는 마케팅을 구사하시는것 같다는게 첫 인상이었습니다. 우선 한국인들이 '퇴사'라고 하는 개념에서 가장 어렵고 불안해 하는 부분을 한국인들의 지식과 경험의 장인 '학교'라는 키워드와 결합하여 브랜딩을 하신 부분도 매우 인상깊었고... 그 외에도 퇴사학교 브랜딩의 센스가 여기저기에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또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요, 

[출처: 퇴사학교]

저는 이 학칙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파이트 클럽'이었습니다. 아래는 파이트 클럽의 룰입니다.

[출처: http://www.diggingforfire.net/fightclub/]

비슷한가요?ㅎ 물론, 파이트 클럽의 저 8가지 룰을 모두 기억하는 사람은 잘 없습니다. 하지만 첫번째와 두번째룰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죠. 그만큼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다가갔기 때문입니다. You Do Not talk about FIGHT CLUB. 클럽의 Exclusivity를 유지하기 위해 룰까지 만들어 오히려 더 강력한 브랜드가 되어버린 Fight Club처럼 퇴사학교도 비슷한 심리적 장치를 '학칙'으로 제공합니다. 

실제로, 회사에서 소문을 내면 안될까요? 성장하고 입소문이 나야하는 스타트업인데요? 사무실에서는 정말 접속하면 안되는것일까요? 대부분 매일 야근으로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한국 직장인들인데요? 이렇게 실질적으로 실체를 보면 '귀여운' 센스로 볼 수 있는 학칙이지만, 한국에서는 쉬쉬하는 퇴사의 문화가 이런 Exclusivity를 지향하는것 같은 학칙같은 장치들과 결합되었을때 매우 강력한 브랜딩이 완성됩니다. 이 학칙까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사학교'라는 서비스를 쉽게 잊지 못할겁니다. 퇴사를 고민하거나 생각한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이요. 


퇴사학교의 컨텐츠는 아직 퇴사학교의 브랜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정말 사람들이 그럼 원하는 퇴사학교의 컨텐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학교'에서 바라는것은 무엇이며, 그 갈증들은 어떤식으로 해소가 되어야 하는것일까요? 저는 커리큘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학교'에서 원하는것은 '고민과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확신과 필요한 지식/기술을 알려주는 경험입니다. 심리학이 무엇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심리학 전공과정을 통해 전문가(혹은 자립해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로 양성을 시켜주는곳이 바로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 '학교'라는 존재의 경험입니다. 하지만 퇴사학교를 가 보시면 알겠지만, 아직 다양한 '퇴사'의 니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커리큘럼은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다니며 주말 창업 준비 워크샵', '신입사원 학교: 퇴사없이 잘 다니기 위한 기초 스킬업 워크샵', '회사 다니며 글쓰기 워크샵', '퇴사후 스타트업 창업: 저비용/고효율 마케팅 실전편'(2016년 5월 21일 기준) 정도의 수업들만 현재 '전공과목'이라는 이름아래 제공이 되고 있는데요, 과연 이 수업들을 보고 '아 이 수업들만 들으면 퇴사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지는 의문입니다. 차라리 퇴사를 하고 싶은 대상 산업군/직군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중 전문가나 강의(멘토링)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중심으로 수업을 개설하여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진화를 생각해보는것은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우선 수업의 주제는 좀 더 구체적일 수 있어서 해당사항이 없다며 놓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연관이 있다면 훨신 더 강력하게 어필이 될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같은 사람이 수업을 개설을 한다면 나올수있는 주제들은.. '유학생이 한국에서 이직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방법', '공대생으로 UX디자이너 하는 방법', '한국에서 영어로 일할 수 있는 방법'등이 되겠네요. 또한 보시면 아시겠지만, 수업은 '퇴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퇴사'란 내가 정말 하고 싶은일을 하기 위해 거쳐야하는 '눈에 보이는 단계'일 뿐이지 궁극적인 나의 목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퇴사를하는것이 목표라면 왜 그렇게 퇴사를 못하고 있겠습니까, 그냥 하면 되는건데... 정말 사람들이 하고싶은것은 퇴사를 하고싶은것이 아니라, 내가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아실현을 하고 싶은 것이고, 자기계발을 하고 싶은것이죠. 그래서 이 포스팅의 초기에 '퇴사학교는... 자기계발  교육 플랫폼'이라고 한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 퇴사학교는 컨텐츠적인 측면에서 브랜딩이 후킹하는 수준의 감동을 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타트업이고 사업 초기 단계이니까요 그럴수밖에 없겠지요. 그냥 바라기로는 퇴사학교가 우리나라에서 퇴사를 비롯해 행복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필요한 역량까지도 얻을 수 있는 그런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서비스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퇴사학교처럼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한번 UX Workshop을 진행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ㅎ 현재 관심있는분들의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인데요 (2016년 5월 31일까지)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및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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