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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Feb 14. 2016

UX로 풀어보는 트위터

트위터를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보았어요-

요즘 트위터의 성적 부진으로 IT업계에서는 말이 많습니다. 한때 Facebook과는 양대산맥을 이루던 트위터의 몰락이라고 하는 부분 때문에 그런데요. 이제는 유저수의 성장까지 멈춰버린 트위터라는 서비스의 근본적인 경험적 가치제안을 한번 들여다보려고 해요. 


트위터의 경험적인 부분을 보았을 때, 저에게 가장 떠오른 단어는 '나르시시즘'이었습니다. 표현이 조금 격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서비스를 보면서 느꼈던 부분이에요. 조금 표현의 순화를 해보자면 '관심을 받고 싶고 자랑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경험'이라고 느꼈습니다. 전 Twitter를 저번 글에 소개한 싸이월드나 Facebook의 관계적인 경험을 중시한 서비스(싸이월드는 기존 인맥을 위한, Facebook은 새로운 사람과의 교류를 위함)와는 다른 나의 생각들을 '공지'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트위터에서 사람들은 1:1의 교류를 유도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의 포스팅이 마음에 들었다면, 공감이 되었다면 retweet(공유)을 하게 되지요. 어떤 유저의 글을 공감하여 대응하고 싶을 때, 그 상대방에게 feedback을 직접 주고 상호적인 교류를 하는 것보다는 공유를 통한 확산으로 그 글의 가치를 '인정'해주게 되는 경험이죠. 즉, 인기가 많고, 공감을 많이 얻은 사람의 생각이 입소문이 더 많이 나게 되도록 설계되어있는 경험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그렇게 입소문이 나기를 바라고, 사람들을 통해서 입에 자꾸만 오르내려 관심을 받고 싶어 할까요? Public Figure(정치인, 연예인)들이 저는 제일 떠 오르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트위터의 경험적인 설계가 그 의도를 잘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의 포털 생태계 때문에 상대적으로 티가 잘 나는지는 않는 것 같지만, 트위터의 가장 큰 특징은 트위터의 포스팅들은 Public Data라고 하는 점입니다. 공유와 확산을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의 목적으로 보았을 때 구글 검색을 통해서도 쉽게 걸릴 수 있고 어떻게 해서는 내 트위터 포스팅이 누군가에게 보일 수 있도록 그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둔 점이 트위터의 초기 성장 및 성공에 가장 큰 기여를 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여담 

트위터라고 하는 서비스의 저력은 Public Data라고 하는 점에 있습니다. UX, 특히 Research를 하시는 분들에게도 많이 생소할 수 있는 Netnography라고 하는 온라인 정보를 통한 정성적 조사방식이 있는데요, Netnography에 대한 개념은 위키피디아에도 설명은 (재미없게) 나와있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Netnography]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런 트위터의 정보를 기반으로 여론조사 및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정성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해주는 웹 서비스들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게 있답니다. 트위터의 정보가 모두 Public Data였기 때문에야 가능한 일이었죠. 실제로 관련 서비스를 한번 써본 적이 있었는데요, 온라인에서 얻어오는 정보중 정말 절대적인 비중이 트위터의 정 보였었답니다. 지금도 그 부분은 아마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트위터의 몰락이라는 소식에 울상을 짓고 있을 여러 서비스들이 벌써 눈앞에 선하네요. 



그렇다면,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트위터의 유저들의 경험을  극대화시키는데 트위터가 성공을 했을까요?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비관적으로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고민을 해 보았을 때, 트위터가 서비스 초기부터 고집하던 140 character라고 하는 콘셉트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좋은 기능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서비스 초기에 140 캐릭터 내로 본인의 메시지를 가공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제약조건이 트위터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만, 그 오랜 시간 동안 그 140 캐릭터의 고집을 버리지 못한 부분은 오히려 약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 그리고 대중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140자'의 제약조건은 매력적인 제약조건이 아니기 때문이죠. 또한, 트위터의 서비스 초기와는 다르게 이제는 너무나 많은 경쟁 주자들이 생겼습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 트위터에서는 고민과 시간을 들여 140자짜리 메시지를 완성을 할 때 다른 서비스는 그런 고민 없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제약 없이 올릴 수 있다는걸 아는 순간, 트위터의 140자의 경험은 그 가치에 있어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은 장치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트위터의 가장 큰 경쟁 서비스는 Facebook이 아닌 Instagram입니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트위터의 가장 큰 경쟁자는 Facebook이 아닌 Instagram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적인 측면에서도 Instagram은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공유, 확산을 극대화 한 오픈 플랫폼입니다(Public Data입니다). 또한, 읽고 생각을 해야 하는 text기반의 콘텐츠의 트위터보다 사진을 기본으로 소통을 하는 Instagram은 훨씬 더 자극적이고, 이용자가 콘텐츠를 소비(processing)하는데도 훨씬 더 쉽습니다. 심지어, 트위터에는 존재하는 140자 제한이 인스타그램에는 없습니다. 트위터가 원하는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사용자 그룹을 생각해본다면 인스타그램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Instagram은 매우 시각적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관점 외로 어필을 하고 싶어 하는 사용자들에게는 당연히 트위터가 아직은 매력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의 고객 충성도는 낮은 편이 아닙니다. 휘발성이 강하기는 하지만, 한번 그 시각적이고 표면적인 서비스들보다 깊은 차원의 감성적 콘텐츠(?)에 감동을 받았던 사람들은 당연히 트위터라고 하는 플랫폼에 충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트위터가 사용자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도 기존 유저들을 기반으로 매출을 35%나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도 이 높은 충성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용자들이 쉽게 '인정'받고 '관심'을 받는 경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트위터가 고객 경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Vingle이라고 하는 서비스는 관심을 받고 싶어 플랫폼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조회수'라고 하는 다른 서비스에서는 잘 제공하지 않는 지표를 제공함으로써, '네가 올린 글들을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어'라고 하는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해보는 짧은 고민은, 해쉬태그의 창시자인 트위터인 만큼 해쉬태그를 활용한 기능을 제공을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해쉬태그의 Ranking을 제공해서, '이 해쉬태그에 있어서는 네가 상당히 권위가 있는 유저야'라는 메세지를 주는 맥락인 거죠. 물론 개념적으로는 간단해도,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UX'같은 해쉬태그로 제가 어설프게 트위터에 글을 몇 개 올린다면 저는 몇 등이나 할까요? 아마 몇 백만 등정도 하지 않을까요? ㅎ 하지만 그렇다고 저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해쉬태그도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해쉬태그로 크로스 필터링을 통해서 나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순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검색 결과에 다양한 필터를 적용하면 할수록 검색 결과가 확확 구체적으로 줄어드는 것과 동일한 개념입니다. '#UX'로 검색을 하면 어쩔 수 없지만, 거기에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해쉬태그가 더해지기 시작한다면 어떨까요? '#KoreanUX' 혹은 '#UXreview'같은 글들이 적용되기 시작한다면 저는 더 이상 몇백만 등이 아닌 몇십 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애초에 저 크로스 필터로 적용되는 사람 자체가  몇십 명밖에 안되기 때문이겠죠). 실제로 크로스 필터링을 통해 얼마나 적은 사람이 남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고 싶은 경험은 '전 세계에서 '#UX' & '#KoreanUX' &  '#UXreview'라는 영역에서는 네가 의미 있는 순위 안에 들어가 있어'라는 피드백을 주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이죠. 

트위터에서도 최근 타임라인에 새로운 개념을 적용해서, 최신 글들이 무조건 타임라인에 게시되는 로직이 아닌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관성 있는 추천 콘텐츠가 노출이 되도록 알고리즘이 바뀐다고 합니다(2016년 2월 10일 그렇게 발표를 했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타임라인이 그렇게 확 바뀌는 건 아니고 타임라인에서 최신 콘텐츠가 아닌 추천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를 설정에서 제공한다고 하네요. 저는 이 변화가 내가 올린 글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조금 더 빨리 나의 콘텐츠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맥락에서 좋은 변화가 아닐까 기대해봅니다. 내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사람에게 노출하는걸 트위터가 도와준다고 하는 것은 나의 콘텐츠가 조금 더 쉽게 '인정'받고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일 테니까요. 



원래 글재주가 없어서 그런지 가면 갈수록 포스팅이 길어질 것 같아요. 아직은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서 쓸데없는 잡담만 길어지네요, 중요한 얘기만 잘 전달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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