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to Manager
요약: 업무적/조직적 동기부여 모두 팀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측정 가능한 수준의 목표(KPI)의 설계 및 관리를 통해 달성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조직이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 견디고,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가 궁금합니다. 업무적/조직적 동기부여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팀 동기부여는 매니저에게 가장 큰 숙제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너무 고생하고 있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제가 팀이나 팀원들의 동기부여를 잘한다고 개인적으로 진단을 하고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가장 어려워하는 주제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개인적인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느낀 부분은 몇 가지 있어서 팀 동기부여에 고민인 매니저님에게 편지합니다.
결국 조직은 비즈니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팀원들은 회사에서 각각의 전문역량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본인의 커리어 패스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설계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매니저는 비즈니스에서 가지고 있는 수많은 목표들을 팀의 Context내에서 팀원들 개개인의 최선의 노력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들의 집합체로 설계해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팀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task를 완수하는 것만이 본인의 목표가 아니라, 본인의 과제들이 어떤 비즈니스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까지 그 연결고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이해를 통해 팀원들은 본인이 이 조직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고 이해할 수 있으며, 실제로 내가 하는 일이 비즈니스 레벨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직접 경험을 하면서 심리적인 성취감을 포함한 자기 동기부여를 하게 됩니다.
위와 같이 팀 레벨의 목표를 동기화시키고 난 후에는 개인이 실무적으로 감당해나가는 과정에서 개인/소그룹의 레벨에서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 커피 챗이나 팀 정기 미팅 등을 통해서 팀원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팀원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점진적으로 구체화하는 도움(피드백)을 주거나 어떻게 문제 해결을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 등에 대해서 코칭을 하면서 개개인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만한 동기부여를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문제 해결 접근 방식입니다.
오해는 안 하셨으면 좋겠는 부분은, 아직도 저는 해당 주제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 중에 있고 지금까지의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가장 최신화된 가설이 '모든 동기부여는 목표 설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인 것뿐입니다. 분명히 시간이 지나며 팀의 정체성이나 방향성에 대해서 다시 고민하게 되면서 가설이 또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좀 더 정확히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매니저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금의 팀 동기부여의 가설이 나올 때까지 개인적으로 시도했었고 실패했었던 대표적인 사례들을 몇 가지 공유드려볼까 합니다.
한때 조직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팀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바로 실무적인 해결과제들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보려 시도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팀원들이 본인들이 이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고, 어떻게 가치가 있는 사람들인지 정서적으로 동기화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팀빌딩 및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판단했었으며,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동기부여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조직의 정체성을 정의하며 조직의 목적을 아무리 구체적으로 소통한다고 해도 실무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목적을 기반으로 동기화가 되어 있는 조직에서 해결과제(실무업무)들이 누적되기 시작할 때는 우선순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준점이 존재하지 않았고, 정체성에 대한 밸런스가 맞지 않는 책임감으로만 업무를 계속 감당해나가다 보니 점점 팀원들의 사기가 떨어졌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평가 등의 단계가 되었을 때 팀원들이 '내가 이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왜 나는 고성과자가 아닌가'라는 유형의 소통을 할 때는 매니저로서 팀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주어야 하는 성과 피드백의 기준점이 부재하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결국 조직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목적을 설정하는 일은 매우 고무적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구체적이고 측정이 가능한 목표가 존재하지 않으면 현실적인 팀과 팀원에 대한 성과관리를 포함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만 칭찬을 하기 위해서는 '일을 잘한다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그 기준은 측정 가능하고 비즈니스 지표와 연결된 목표인 것 같습니다.
물론 프로젝트의 완수율 혹은 준수율을 기반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목표가 해결과제 자체와 동기화되어서 운영이 되는 경우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1) 프로젝트 완수가 되었을 때 비즈니스적으로 가지고 오는 임팩트는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자체가 프로젝트의 완수로만 귀결되면 비즈니스적으로 해당 프로젝트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하는 당위성이 사라집니다.
2) 프로젝트의 완수로만 평가를 운영하게 되면 팀원들은 실행 중심적인 리소스로서만 운영되게 되고, 업무수행을 기반으로만 운영되는 팀은 효율적 일지는 모르겠으나 동기부여가 되거나 혹은 조직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특정 프로젝트 자체의 완수가 조직 차원에서의 목표로 귀결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전사적으로는 그렇게 목표를 합의하더라도) 매니저는 비즈니스적으로 해당 프로젝트가 가지고 오는 임팩트가 (혹은 리스크가) 어떻게 될지 고민하고 최대한 비즈니스 임팩트까지 연결되는 설계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팀원들은 나의 업무가 비즈니스의 지표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그리고 그 지표가 왜 중요한지 등에 대해서 자체적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즉, 매니저가 비즈니스와 팀원들의 실무과제와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다리가 되어줄 수 있는 장치가 목표 설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 매니저님이 팀의 목표들을 이렇게 설정했는지에 대한 이유와, 해당 목표가 비즈니스 목표에는 어떤 식으로 기여를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팀원들에게 먼저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매니저가 먼저 목표에 대한 설명과, 목표를 감싸는 배경 및 목적에 대한 소통을 했을 때 팀원들은 주체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들을 자발적으로 도출하기 시작하고, 우선순위 등을 자체적으로 판단하며 주체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해당 과정을 통해서 책임과 권한을 본인이 가지고 있다는 피드백을 통해 본인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된다고도 생각합니다.
목표를 설정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목표 설정은 상당히 창의적의 활동이라는 점입니다. 비즈니스 지표가 프로덕트의 특정 지표(들)와 어떻게 연관성이 있을지에 대한 '가설'을 기반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개선 작업들을 진행하며 실제 비즈니스 지표와 얼마나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지 가시화해 나가는 과정이 목표 설정이라는 과정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즉, 목표 설정 역시 비즈니스 지표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설계가 되는 것이고 그 어떤 프로덕트의 개선과 마찬가지로 검증을 하는 과정 등을 통해서 계속 수정하고 재 수립해야 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우리 조직도 최근 OKR(Objective & Key Results)등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조직 목표를 설정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시도를 통해 느끼는 부분은 특정 방법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비즈니스적인 가치가 팀과 개인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세부적인 목표로 변환되어 소통되고 관리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특정 방법론에 매몰되시기 전에 우선 팀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해보시고 거기에서부터 성과관리와 팀빌딩과 개인 코칭 등을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