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점 아저씨의 ‘오늘일기’ 중
볕이 든다.
청화로운 산소가 나의 코 속 깊이 스며들어 온다.
따사로운 햇빛 아래 있으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져서인지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정말로 고난도 유익일 수 있겠구나.’
극심한 고통 가운데에서의 한줄기 빛은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온다.
그 빛은 더할 나위 없는 소망과 기쁨으로 다가올 수 있다.
고통마저 잊게 하는 환희 가운데 걷는 것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그 빛을 따라 걸을 수 있을까?
그 빛으로 걸어간다는 것은 찾아오는 고난과 함께 걷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말 그 길을 갈 수 있을까? 눈물은 덤이요 애통함은 내 친구가 될 것이다.
진정으로 그 길을 갈 수 있을까?
쉽지 않은 길이다. 쉬운 길이 아님은 분명하다.
어쩌면 오롯이 혼자 걸어가야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판이 벌려진 세상엔 언제나 지표가 있고 갈 길이 있는 법.
끝나기 전까진 끝난 게 아님을 되새기며 희망을 가져본다.
매일 홀로 있는 이 밤도 또 이렇게 저물어 가는구나.
고요한 밤이 거룩한 밤이 되는 이 시간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어 날 잠재우는구나.
기쁘다, 이 밤이여. 거룩한 이 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