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는 알겠지.
마음에 안 든다며 투덜대며 입던 네 교복과 체육복을 남들처럼 입히기 위해 아빠가 어떻게 일을 했는지,
그리고 교복과 체육복을 세탁하며 아빠가 무슨 기도를 해왔는지...
대충 편의점에서 때우는 게 좋을 나이.
따뜻하게 밥먹이려고 엄마가 일하다 말고 집에 들어와 한번 앉지도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얼마나 헐레벌떡 쌀을 씻었는지...
넌 지금은 모를 거야.
네가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없어 우린..
네가 기분 좋아 보이는 어느 날,
입을 열고 재잘대는 어느 순간
그저 바라보며
모든 수고로움은 삶의 기쁨이 되어 버리니까.
가끔 네 눈빛이 선해 보이는 어느 날을 만난다면
우린 그 모습을 마음에 담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사진을 찍어대고는,
일주일 정도 계속 볼 거야.
자기 전에 인스타에 올리며
잠들기 전까지 사진을 확대하고는 눈 코 입을 각각 확대해 보는 거지.
그러다 핸드폰 메인 화면을 너로 바꾸고는 흐뭇하게 잠들곤 해.
다음날 아침에 등교준비하는 바쁜 네 모습이 다소 냉소적이어서 사진과 다를 줄은 알지만
우린 계속 그럴 거야.
청소년과 성인 사이.
자아가 커지고, 또래와 대화가 많고, 부모의 품을 떠나 자유롭고 싶은 마음을 알아.
일부분이 전부인양 보이고 느껴지곤 하겠지.
하지만
딸아~
너 기다리는 건
아빠한테 일도 아니야♡
아빠가 이미 갖춰져서가 아니고
너를 키우고, 도전하며
아빠도 더 나아가고 있어.
아빠는 더 성장할 거야!
딸아이의 사립학교 입시지원서를 작성하다가
'딸아! 아빠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