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보유한 재산 범위 안에서 나를 키우셨다.
특별할 것도 부족할 것도 없는 평범한 가족 안에서 자라며 나는 평범한 어른이 되어갔다.
꼭 우리집 재산 수준을 분명히 알지 않아도
평소 부모님의 말과 분위기 속에서 깨달아진다.
내가 요구할 것과 요구해서는 안되는 것들.
1
어느새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25년 정도의 삶을 기반으로
내 가정을 꾸리고 삶을 대면한다.
큰 아이가 다섯 살 쯤 되었을 무렵
내가 된다면 되고
안된다면 안된다고 알아듣고 있는 아이를 보며
나는 심각해졌다.
큰 아이는 이미 요구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몸으로 알아가고 있는거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이
바로 생활이라는 무서운 환경이다.
2
큰 아이 여섯살
나는 2년 뒤에 큰 아이를 사립학교에 진학시키기로 결정한다.
"아빠가 넉넉해서가 아니야. 내 범위와 한계 안에서 너를 키우고 싶지 않아서야."
알아듣던 못알아듣던
내 진심.
3
큰 아이가 연속해서 중등과 고등도 사립학교로 진학했다.
사립학교 보낸 것 만으로 가문이 바뀌나, 인생이 변하나.
아빠인 나는 변했다.
넉넉해서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낸게 아니었기에
아빠인 나는 도전해야했다.
직업을 바꾸고
일터를 바꾸며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머물러 있는 내가 아닌
언제든 도전하고
먼저 도전하고
그후에 상황과 환경을 바꿔나가는 연습을 해온 것이다.
현재의
수입 안에서
재산 안에서
정신력 안에서
자녀를 키우며 한계를 주입하고 싶지 않아.
4
자녀를 통해 나를 본다.
자녀가 세상을 보는 눈은 이미 나의 눈이다.
나는 가슴 아프고 저린 상황을 미리 피해온 것일까
큰 아이만 보면 마음 한켠이 아려와.
너를 키울 때, 나도 어린 어른이었어.
사실 모든 어른들은 아무 준비없이 어린 어른이 되곤 해.
너가 커가는 걸 보며
아빠가 얼마나 커가고 있는지 확인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