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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 Feb 01. 2020

1. 오늘도 머리가 멍하다

회사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

오전 10시이다.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한다.


8시에 출근하고 우선 커피를 한잔 타 온다. 커피를 마시며, 오늘 할 일을 대충 정리하고, 급한 일들 처리하고 가볍게 팀 회의를 하고 나면 보통 10시가 된다.

피곤이 몰려온다.

아마도 카페인의 효과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닌가 싶다.

그때 약사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비타민B 영양제를 먹는다.

조금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지만 곧 다시 멍해진다.

그때 약국에서 산 피로회복제를 하나 마신다.

그제야 조금 정신이 든다.

그것도 오래가지 않는다.

보통 점심을 포기하고 낮잠을 잔다.

그러면 오후 시간은 꽤 맑은 기분으로 보낼 수 있다.

 

좀 더 시간을 돌려보면

아침 5시에 일어난다. 그 후론 씻고, 책을 읽고, 운동도 하고, 정말 가끔 글도 쓴다. 못한 집안일을 하기도 한다. 정말 피곤한 날은 더 자기도 한다. 하루 중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6시 30분이 되면 출근할 준비를 하고 6시 40분부터 애들 옷을 갈아입히고, 어린이집 갈 준비물을 챙기고, 6시 50분-7시 집에서 나선다

그럼 7시에 애들 어린이집 등원시키고, 8시까지 출근을 한다.


신입사원 때 내 사수는 꽤나 악명 높은 분이었다.  전반적인 회사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이다.

그분이 좋은 분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배울 점은 많은 분이었다.

특히 그분은 술을 무척 좋아하셨다. 본인의 입으로

"나는 일 년 365일 중 360일 술을 마신다." 고 할 정도였다.

그 당시 내가 20대 중반일 때였는데, 일도 힘들었지만, 오후 7-8시에 퇴근 후 10시-11시까지 있는 회식 혹은 번개가 나에게는 정말 힘들었다. 그런 회식이 일주일에 3번씩도 있었다.

그때는 못 가겠다는 말을 할 생각도 못했다.

그리고 초반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밌었던 것 같다. 회사에서는 매일 같이 혼나도 회식 가면 웃고 떠드니 그것도 좋았던 것 같다. 직장생활의 팁을 그때 많이 배운 것도 같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다음날이다.

같이 마신 그분들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중후반임에도 다음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둥 멀쩡한 모습으로 출근을 하는 모습이 나는 존경스러웠다.

나는 매번 휴게실에서 8시 전까지 자다 겨우 사무실에 들어가거나 점심시간은 항상 잠으로 때웠는데, 

그분에 대해서는 다른 것에 대한 평가는 다 제치고,

밤새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도 그다음 날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특히 요즘 같이 출근한 지 2시간만 되면 헤롱 되는 나의 체력을 보면 그런 체력은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 부러울 따름이다.


전 팀장님도 술을 무척 좋아하셨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점이 있다. 바로 운동도 술만큼이나 좋아한다.

"술을 마시기 위해 운동하고, 운동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

라는 명언 아닌 명언을 말버릇처럼 하셨다.


이제 과장 2년 차가 되어 주위를 둘러보니

회사에서 꽤 잘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운동을 즐긴다는 것이다. 등산, 자전거, 달리기, 테니스, 수영, 탁수 등 각양각색의 스포츠를 하며, 대부분 수준급 이상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프는 운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선배들을 볼 필요도 없다. 후배들을 봐도 어릴 때부터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 회사 내 헬스클럽이 있는데, 점심시간이면 항상 만원이다. 점심이 땡 하고 시작하면 일제히 헬스장으로 뛰어가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이다. 그 정도로 운동은 그리고 체력은 우리 삶에 중요하여 밥 먹듯 우리 삶에 녹여들어야 한다.


몸이 힘듦으로 마음도 같이 힘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력으로 버틴다." 그것은 절대로 쉽지도 않고 오래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

육아를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체력이 좋을 때는 한없이 너그럽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할 때는 내 체력이 고갈되면서부터다. 그땐 마인드 컨트롤이 어느 때보다 쉽지 않다.

남편과 싸우게 될 때도 잘 생각해 보면 몸이 힘들 때 화를 내게 된다.



나도 "체력"이라고 하면 어디서 지지 않았다. 그리고 안 해본 운동이 없이 진짜 다양한 운동을 다 해보았다.

마라톤, 등산, 수영, 승마, 발레, 요가, 필라테스, 웨이트 등 쉬지 않고 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운동을 놓지 않았다는 것이 나에게는 꽤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엄마로서 어쩔 수 없이 거치는 "임신, 출산" 그리고 나이에 들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노화는 더욱더 빠르게 나의 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걷고, 몇 가지 운동은 매일 같이 하려 노력하지만, 일상에 지쳐 자꾸 후순위로 빠지게 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피곤할수록 일순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 운동인 것 다. 피곤할 때 그냥 늘어져 있을 때보다는 한번 뛰고 오는 것이 기분도 좋고 몸도 훨씬 가벼워진다. 그런데 운동이 이렇게 좋은 것을 알면서도 그 한 발짝 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자의든 타의든 운동을 꾸준히 하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내 생각은 운동을 즐기기 위해서는 운동을 그저 운동이라고 접근하기보다는 즐거운 취미 활동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아빠가 입버릇처럼 얘기하신 것이 있다.

"하나만 제대로 해라."

그 얘기가 맞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한 가지를 꾸준히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운동을 함으로써 새로운 경험도 했고, 지루하지 않게 "운동"을 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어디 내세울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예로 전 팀장님은 테니스를 수준급으로 치셔서 아마추어 대회에 선수로 출전하시고, 친구는 요가 자격증을 따서 가끔 재능기부로 요가 수업을 하기도 한다. 선배는 트레이너 자격증을 따고, 차장님은 매년 일회 이상 마라톤에 참가하시며, 철인 삼종경기 참가하는 후배도 있다.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또 새로운 형태의 경험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제 내 나이 35살,

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 일하고 육아하다 보니 모자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큰돈이 들어가지 않고 짧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이면 좋을 것 같다. 이것저것 해보니 여자에게는 요가가 좋은 것 같다. 특히 요새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기도 쉽기에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결론은

1. 체력이 진짜 중요하다.

2. 체력 증진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한다.

3. 이왕이면 수준급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정하여 꾸준히 한다.


올해 나의 목표 : 요가 동작들 조금씩 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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