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양과 재미의 비례관계

by 하지은

회사 동료들과 캠핑을 다녀왔다. 살면서 캠핑을 다녀본적도 없는 내가, 도구는 아무것도 없는 내가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 '재미있겠다'는 호기심으로 무작정 가게 된 것 같다. 회사 생활을 하며 동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이 기업은 또래가 많아서인지 주말에도 종종 만나 여가생활을 할 수 있었다.


처음 캠핑 멤버로 참여하게 되어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 텐트 치는 것도 배우며 맛있는 음식을 야외에서 먹는 것에 신이 나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자연을 마음껏 느꼈던 1박 2일


생전 처음 텐트에서 자보는 경험에 신이 났고,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또 편하게 서로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 알차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헌데 다음날. 나를 캠핑에 초대한 동료 한명이 여러차례 질문을 해 온다.


재미있었어? 재미 없었지..


굉장히 의아한 질문이었다. 나는 계속 '아니! 너무 재미있었어!' '너무 좋았어!'라고 대답했지만 믿기지 않았는지 나에게 같이 가자고 한 것이 미안한 사람처럼 계속 물어보았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는 너무 즐겁게 잘 놀다왔고, 누군가에게 빈말이라도 재미없었다는 표현이나 내색 조차 한 적이 없는데 왜 계속 그런 질문을 할까.....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캠프 갔을 때의 이야기가 다시 나왔고, 대화 속에서 나는 동료가 했던 질문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회사에서 비서직으로 근무했고, 동료들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며 업무를 했었다. 특히나 젊은 기업 문화의 특성으로 대학교 캠퍼스 같은 분위기라 친구처럼 지낸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나는 늘 웃고 떠드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렇게 함께 지내는 동료와 캠핑을 가게 된 것이다. 캠핑장에서의 나는 어땠을까?


나는 가만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용히 웃으며 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지도 않고 그저 묻는 질문에만 답하고. 방청객 모드였던 것이다.


회사에서는 늘 밝고 말도 많이 하던 사람이 캠핑에 와서 조용하니, 당연히 내가 재미가 없어서 말을 안한다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기도 하다. 원래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편하고, 특히나 낯선사람, 낯선 공간에서는 말을 쉽게 먼저 하지 못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즐거운 사람. 헌데 종종 그런말을 듣는다. '왜 말이 없어?' '내가 알던 네가 아닌데.?' 내가 말을 많이 하면 재미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즐겁지 않은 이 통계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온 것일까?


평소 나의 사회적인 모습을 본 사람들은 개인적인 내가 낯설고, 개인적인 나를 보본 사람들은 사회적인 내가 낯설 수 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굉장히 이중적인 사람 같지만, 두 모습 다 내 안에 있기에 나는 둘 다를 사사랑해 주어야 한다.


예전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나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기. 그것이 내가 살아가면서 해야 할 필수 사항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진정한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