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비서 | 비서가 하는 일
비서는 도와주는 사람이 아닌, 중간 관리자입니다.
'비서'라는 직업이 주로 하는 일과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 왜 비서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 속에 항상 포함되어 있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을 잘 도와주고, 그들이 잘 되었을 때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많은 이들이 비서는 상사의 업무를 도와주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네, 물론 이 말도 맞습니다. 더 정확히는 상사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함께 하고 있는 직무가 비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하게 될까요? 세심함? 센스? 꼼꼼함? 이 모든 것들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간 조율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가 입니다. 세심하고 센스 있게, 꼼꼼함을 발휘하는 것은 조율을 할 때 나오는 역량이 되겠죠.
상사의 비서인데 무슨 중간 조율을 하는 것일까요? 상사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의 조율을 의미합니다. 상사와 다른 직원, 상사와 손님 등 업무상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늘 비서가 존재합니다. 일정 조율, 손님 응대, 전화응대, 메일 수발신, 예약 업무, 출장 준비 및 Follow up, 회의 준비 및 Follow up, 이벤트 준비, 대외 선물 준비 등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이것은 모두 상사와 제 3자와의 사이에서 비서가 하게 되는 것들이죠. 이 때 회사의 상황이나 상사의 전후 사정, 업무의 중요도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만, 정확한 업무 처리가 가능합니다. 이 부분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눈앞에 있는 일들만 처리해 내는 단순 업무에 그치게 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중간관리자라 하면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거나 리더급의 사람들을 칭한다 생각합니다.네, 물론 그들도 중간관리자입니다. 조직이 회사의 방향성에 맞추어 함께 성장하며 일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할을 비서가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회사의 방향성에 맞추어 사고하고 자료를 검토 및 준비하며, 자신이 보좌하는 상사의 의사결정이나 업무에 도움이 되도록 일을 하는 것입니다. 타인을 단순히 도와주는 역할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관심과 책임감이 동시에 발휘되어야 합니다.
중간관리자는 자신의 권위나 권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역량을 바탕으로 지혜롭고 현명하게 상황 판단을 하여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바로 비서에게도 필요한 것입니다.
비서는 회사의 중심입니다.
비서는 늘 누군가의 뒤에서 보이지 않게 일을 하고 도움이 되는 존재라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주 중요한 사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이지 않게 뒤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은 드러내지 않는 미덕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일 잘하는 비서들은 이것을 굉장히 잘 해냅니다.
일 잘하는 비서들은 회사에서 어떤 존재일까요? 비서는 상사의 업무 뿐만 아니라 회사 전반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상사의 업무가 곧 회사 전반의 상황을 알아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른 체, 그저 매일 주어지는 일들이나 자신이 해야할 일만 하는 비서들은 가끔 앞뒤가 맞지 않는 일처리를 하거나 의도치 않는 실수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기록이 누락되거나, 일정 조율이 원활하지 않거나, 심할 때는 상사의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 비서는 일의 우선순위를 잘 모르는 것 같아.'라는 평가와 함께 말이죠.
물론 처음 회사에 입사하였을 때에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 채워야 하는 것이 더 많습니다. 이 때에는 무조건 알아가려는 시간에 더 많이 투자를 하게 되지만, 1년이 지나고, 연차가 쌓일 수록 자신의 업무 뿐만 아니라 회사 안밖의 정황도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단, 이렇게 되려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신의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경쟁사, 동종 업계 분야의 소식 등과 함께 회사의 동향을 알게 된다면 상사의 업무를 보좌하는 데 있어서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자료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바쁜 상사가 놓치는 정보가 있을 때는 이를 준비해서 전달해 줄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서는 아는 정보가 많아지게 됩니다. 최소한 회사에 대한 대부분의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겠죠? 특히 연차가 쌓이면 대부분의 회사 프로세스는 비슷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오래 일하지 않아도 금방 파악해 낼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됩니다.
이러한 능력은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빛을 냅니다. 누군가 질문이 있을 때 바로 답해줄 수 있고, 부탁이 있다는 동료의 요청에 신속하게 안내해줄 수도 있습니다. 즉 무엇인가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죠. 즉, 회사의 중심에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이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신뢰를 심어주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꼭 함께 하지 않더라도 늘 든든한 존재가 되어 주기 때문이죠.회사의 중심이 된다는 것은 중심이 되어 무엇인가를 휘두르거나 움직인다는 것이 아닙니다. 중심의 축이 되어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중간에서 노력하고 그것이 누구든 믿을 수 있는,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경력이 많아야만 회사 정보를 많이 알기 때문에 중심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많이 알면 그만큼 중심의 축을 잘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입, 주니어 경력이 되더라도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중심이 된다는 것은 일의 주체성을 자신에게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생각하고 처리하는 방식, 일이 종결되었을 때 관리하는 방식 등에 따라 일의 주체자가 될 수도, 객체의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삶의 주인이 내가 되듯이, 내 일의 주인도 내가 되는 것이 더 낫겠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비서라는 직업을 왜 선택했어요? 라는 질문에 많이 하는 솔직 대답 중 하나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입니다. 네, 맞습니다. 비서라는 직업은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그 일을 잘해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비서라는 직업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고 멋있다, 프로페셔널하다.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생각을 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습니다.비서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미디어 속 비서의 역할을 보며 멋지다는 평도 합니다. 한편으로 이는 긍정적인 현상입니다. 제가 처음 비서생활을 시작했을 때 보다는 비서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의미이니까요.
우리가 접하는 미디어 속 비서의 모습들 중 드마라틱한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일부는 실제 현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해야한다는 것을알아야 합니다. 보이는게 다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일, 힘든 일을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멋지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까요? 그저 매일 출근해서 주어지는 일들만 하는 일상이 멋진 비서로 만들어 줄까요? 멋지게 차려입고, 이쁘게 화장하고 차분하게 자리에 앉아 업무를 하면요? 전문성을 갖춘다는 것은 단순하게 생각해도 알 수 있습니다. 누가 봐도 멋진 사람이 되고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신의 내공이 필요합니다.
전문적이다 라는 것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역량을 바탕으로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해낼 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통역 비서가 되려면 그만큼 공부하고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지식과 경험, 정보를 지속적으로 쌓야아 합니다. 물론 현장에서의 경험들도 잘 다뤄야 하겠죠. 여기에 개인의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자신만의 색을 입히는 것입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일을 더 잘 해내는 방식을 연구하는 것이죠.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특별한 기술을 선보이거나, 특출난 능력을 가진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타인을 경쟁상대로 보거나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 볼 수록 힘들어지는 사람은 자기 자신일 뿐입니다.
무엇인가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지식이나 기술을 받아들이고 체득화 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거나 재산출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타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시야를 선물하기도 합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되겠죠?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하는 일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직접 부딪히고 배우면서 익힐 수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늘 같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더 즐겁고 유익하게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조금은 특별한 날들로 이어가는 것이 좋다 생각합니다. 그것은 매일 새롭게 임하고 배우고 자신의 것을 만들어 나가는 시간이 만들어 줍니다.
사실 어떤 직무든 이와 같은 시야와 마음으로 업무에 임한다면 회사에서도 인정받겠지만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지게 됩니다. 자존감은 직업에 대한 자부심으로도 이어지고 이는 스스로의 가치를 보여주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선순환을 그리게 되는 거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비서직무가 더 전문성을 띄우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직업명이 다르게 변경되더라도 비서를 꿈꾸고, 현직에 있는 분들 모두 멋진 직업인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