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암흑을 뚫고 저 멀리 시내의 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내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발걸음 조차 옮기기 조심스럽다.
모두가 잠든 공간처럼 침묵과 함께 밀려오는 공기는 혼자인 기분을 더한다.
밤새도록 빛나는 불빛이 가득한 시내는 나를 더욱 어두운 공간으로 밀어 넣는 듯 하다.
빛을 잃은 듯한 내 모습은 아무 것도 아닌 사람임이 강조되는 기분이다.
왠지 빛이 있는 곳으로 가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매일 밤 초저녁부터 어두워지는 동네의 우리집 창 밖을 보며 수일을 보냈다.
밤이 오는 시간을 밀어내고만 싶어졌다.
혼자만 어둠이 긴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어둠이 그저 내 시선 속에만 존재했던 것임을 깨닫는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빛나는 시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새로운 도시를 발견한 것 마냥 환하게 빛나고 있는 동네가 보였다.
늦은 밤까지 잠들지 않는 도시처럼 살아있음이 전해졌다.
그 곳에는 나의 보금자리도 있었다.
그렇다.
나는 늘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온전히 머물고 있는 그 자리의 빛보다
다른 빛을 보느라 소중한 나만의 빛을 어둠으로 보았던 것 뿐이다.
우리는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귀하다.
내 눈 앞의 다른 사람들의 빛을 보기 전에
지금 내가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우리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