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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an 17. 2019

순례길 단상


길을 걸으며 마을에 도착해 소 가족을 보았다.

엄마 소, 아빠 소, 애기 송아지들.


-
소와 관련된 일화가 떠올랐다.
거의 10년 전 유독 추운 날이었다.
영화 <식객>을 보러 갔다.
꼬꼬마 중학생 시절이었다. 성당을 같이 다니던 언니와 손 잡고 동네 영화관에 갔다.

이상하게 울라는 데서 안 울고,
영화에서 나를 울리는 크라잉 포인트가 있는데 그건 바로 할아버지, 그리고 소다.
눈망울이 큰, 순수함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가.


고로 영화 <식객>은 내 눈물샘을 완전히 자극했다.
영화 속에서 도살장에 끌려 가기 전 뒤를 돌아보며 성찬을 보고 눈물 짓던 소. 준치를 외치며 주인공 성찬을 도와주던 치매 있는 성찬의 할아버지.
나의 눈물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낸 영화 덕분에 영화관에서 펑펑 울다 나온 기억이 난다.



이 글은 스페인 순례길을 걸으며 쓴 짧은 단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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