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의 22개국 여행이야기
#1 러시아!_카우치서핑 다샤와 3박 4일 여행기
블라디보스톡의 아침은 닉의 카푸치노와 같이 한다. 커피 머신 브랜드 알아올 걸. 카페보다 맛있어요.
닉의 차를 타고 극동연방대학교에 도착해요. 본관 건물은 학생증 없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엄한 경호원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들어갔다가 낭패 본 한국인들이 많다고 해요. 심지어 화장실 이용도 안 됨! 흥
저희의 첫 끼는 바로 이 레스토랑에서! <배틀트립>의 뮤지와 유세윤이 먹은 학생식당 찾으려다가, 배고픔에 못 이겨 들어갔답니다. 왼 쪽은 스테이크? 노노. 가지 스테이크! 베지터리언 메뉴이고요. 오른 쪽은 복잡한 러시아어에 못 이겨 다샤에게 메뉴판 찍어 보내 추천받은 메뉴. 대체 뭘까요? 밥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언니는 굳이! 점심을 먹었는데도 배틀트립에 나온 학생식당에 가고 싶대요. 두 번째 식사를 하러 갑니다. 여행 오면 먹는 게 남는 거 아닌가요? 다 남아요. 뱃살로. ㅎㅎ ISLAND CAFE로 구글맵에 치면 됩니다. 편하게 가십쇼. 배운 거 남주는 게 인생이죠. 음식을 담아서 먹을 수 있어요.
먹고 싶은 음식을 달라고 해서 그릇에 담아 마지막에 캐셔 언니께 다가가면, 계산을 해준답니다! 언니 저 너무 째려보지 마세요.. 모자이크 해드릴게요
두끼 째 먹고 신나하는 언니를 담아보았어요. 언니의 신난 얼굴을 보니 저도 신나네요. 무지 배부르지만요!
지금 이야기하는 거지만, 극동연방대학교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가장 큰 종합 대학이에요. 루스키섬에 있고요.
루스키섬의 또다른 볼거리가 바로 Miz Tobyzina. 북한섬이라고도 불리는 '토비지나 곶'이에요.
위에서 보면 북한 모양을 하고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북한섬'이라고 불린대요. 극동연방대학에서는 '막심' 택시로 금방 가요. 이 곳만 가기 아쉬우니, 트레킹을 좀 하기로 해요. 청청 패션인 저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요. 트레킹을 하니 참 시원하고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그나저나 저녁 예약 시간이 다가와요. 개고생하며 시내로 돌아가요. 버스 타고, 택시 타고.
현지인에게도 관광객에게도 유명한 킹크랩 맛집 <주마>. 저희는 기분 낼 겸 캌테일도 시켜요. 오늘 저녁만큼은 우리가 살 거니깐요!!! 닉과 다샤. 딱 기다려! 우리가 낼거야!
그런데 킹크랩 맛집에서 킹크랩을 안 시켜요. 언니가 자꾸 킹크랩 먹고 싶어하는 눈치인데, 낚시가 취미인 이 커플에게는 이 가격 주고 먹는 게 영 아닌거죠. "크랩은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어!" 결국 관자볶음, 칠리크랩을 먹어요. 한국인은 밥심이니, 해산물볶음밥도 시켜요. 그나저나 나중에 들고 있는 현금을 보니 킹크랩을 안 시키길 잘했어요. 쪽팔리게, 딱 멋있게 사는 건데, 500루블이 부족했거든요. 닉이 허허 웃으며 500루블을 주었어요. 미안해요. 나중에 한국오면 맛있는 거 대접할게요 꼭!
칵테일, 4인 메뉴 합쳐 6300루블. 12만원. 팁은 1만원 정도. 괜찮아요. 가난한 여행자지만 숙소비 아꼈잖아요? 다 먹는데 쓰는거죠. 사진 찍어달라고 종업원에게 부탁했더니, 해맑은 종업원 셀카로 찍네요!
현지인과 다니면 그들의 일상이 보여요. 마트에 들른다고 해서 저희도 같이 갔죠. 러시아에서는 마트 안에 맥주 따르는 기계가 있어요. 신기하죠! 역시 술의 나라. 마음에 들어. 보드카도 싸고. 그런데 집에 와서 밤에 맥주를 마시는데 다샤가 자꾸 코젤이 러시아 술이라는 거에요. 체코에서 4달이나 살다 온 저는 코젤은 분명 체코 맥주같지만, 굳이 말다툼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끄덕끄덕 했어요. 뭐가 중요해요. 같이 술마신다는 게 중요한거지.
마지막 날 밤 소소한 맥주 파티가 열렸어요. 다샤와 닉은 변호사였대요. 그런데 러시아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업을 했대요. 마치 우리나라 취업이 어려운 것처럼요. 괜찮아요. 닉과 다샤는 분명 더 나은 삶을 살 거에요. 앗, 백수인 제가 할 말은 아닌데요.
그래도 덕분에 다샤라는 호스트를 만난 거라고 치면,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