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덮개는 왜 필요할까

이런 물건 꼭 필요할까요, Zero Waste?

신발장 한켠에 쌓여 있던 대여섯개의 우산 덮개를 버린 적이 있다. 굳이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사용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우산 덮개란우산을 구입할 때 따라오는 겉 포장 정도라 여겼다.

비 오는 어느 날, 모임 장소에 들어가 물로 흥건한 우산을 접으며 당연스레 일회용 우산 비닐을 찾는 나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

“아, 이래서 우산 덮개가 필요한 거구나.”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방식엔 여러 가지가 있다. 물 절약, 전기 절약 등 내가 가진 자원을 아껴 사용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면 손수건이나 텀블러 사용으로 무심코 뽑아 쓰는 휴지, 당연스레 받아 드는 일회용컵을 안 쓸 수 있다.

심화된 버전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다. 한국어로는 ‘쓰레기 안 만들기’ 정도가 되려나. 생활의 다양한 부분에서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실천들이다. 손수건, 텀블러 사용도 역시 그 한 예시가 될 수 있겠고 장 볼 때 집에서 직접 용기를 들고 가서 과일, 야채, 두부 등을 사는 방식도 있다.

고기, 생선 등 식재료 뿐 아니라 심지어 떡볶이, 치킨 등의 간식류까지 직접 포장해오는 분도 계신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냐고? 사실 카페에서 사용하는 일회용컵 플라스틱은 상표 프린팅만 되어 있어도 분리수거가 잘 안 될 뿐더러 지구에는 플라스틱이 넘쳐나고 있다. 중국에서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해 한동안 우리나라 플라스틱 쓰레기가 갈 곳을 잃은 플라스틱 대란도 주목할 만 하다. 또한 유리, 종이에 비해 비닐, 플라스틱은 100% 재활용이 안 된다. 오염으로 인해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분리수거장에서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는 것이 허다하다.

지구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실감할 수 없지만 한때 ‘인간에게 신이 내려준 축복’이라 불렸던 플라스틱이 지금은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Plastic free July라는 캠페인이 있다. “플라스틱 없는 7월” 이름 그 자체로 한 달 간 일회용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거다. 국내 미니멀리스트 블로거 ‘밀리카’님은 “쓰레기 없는 일주일”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 국내 미니멀라이프 카페에서도 소창, 광목 주머니 등으로 장을 볼 때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천 주머니에 담는 방식의 제로웨이스트 실천법을 공유한다. 주로 재래시장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