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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Nov 06. 2018

Plastic free 인터뷰

성균관대 Enactus 동아리에서 Plastic free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해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을 이 글에 정리한다. 제로웨이스트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프로젝트 팀이었고, 나처럼 제로웨이스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였다.



Q1. Plastic free를 실천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작년부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주변의 오프라인 공간에서 장 볼 때 비닐봉지 대신 천 가방에 담고 빵이나 두부, 고기 등을 소비할 때도 직접 용기를 가져가는 걸 보다 보니 자연스레 나도 실천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다 보니 물건을 많이 소유하지 않는 것 외에도 깔끔하게 버리고 싶다, 지구에 쓰레기를 많이 발생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기증한 물건도 많았지만 버린 물건도 많았기에 더 이상 환경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Q2. 처음 Plastic free를 실천하게 되셨을 때 가장 먼저 바꾼 물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텀블러가 가장 먼저 바꾼 물품이에요 평소 카페를 좋아하는데 의식의 전환이 없었을 때는 일회용 컵을 당연히 사용했어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내가 소유한 물건뿐 아니라 내가 소비하는 물건 역시 껍데기 대신 본질만 소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고 튼튼한 텀블러를 찾으며 우물쭈물 미루다가 그냥 집에 있는 텀블러를 사용했더니, 첫걸음을 쉽게 뗄 수 있었어요

 

Q3. 현재 Plastic free 제품을 어디서, 어떻게 구매하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제 손수건은 무인양품에서 구입해서 쓰고 있고, 텀블러나 도시락 용기는 집에 있는 것을 활용했고, 에코백은 직접 만들었습니다. 나무 칫솔은 왕십리역 아트박스에서 구입했었는데, 그 이후로 다시 플라스틱 칫솔을 쓰다가 이번에는 성수동 더피커에서 구입해볼 예정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카페에서 일회용 빨대를 자꾸 소비하게 되었는데, 얼마 전 삼성카드 홀가 분마켓에서 종이 빨대를 구입해보았어요. 이것도 일회용이긴 해서 스테인리스 빨대를 알아보고 있는데, 매번 가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고민 중입니다. 저는 샴푸도 안 쓰는 노푸를 하고 있는데, 여기 사용되는 순비누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구입하고 있어요.

 

Q4. Plastic free를 실천하기 위해 소비 외에 다른 활동을 하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Plastic free 제품을 사용하는 것 외에 개인적으로는 피크닉이나 페스티벌을 즐기러 갈 때 도시락 용기를 챙겨간 적이 있어요. 김밥을 살 때 가져간 도시락 용기에 담아달라 부탁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내가 얼마큼 사야 하는지 양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가져간 용기가 작아 결국엔 일회용 용기에 담게 되기도 하고 아무래도 불편함이 있더라고요. 사실 Plastic free를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냥 비닐,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되는데 그래서 한 때 간식거리나 길거리 음식도 잘 안 사 먹었어요. 다 쓰레기를 발생시키니깐요. 그런데 참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고, 요즘에 완벽히 Plastic free를 실천하고 있지는 못해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그 외에 다른 활동을 하고 있진 않습니다.


Q5. Plastic free 문화가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천하는 중 어려운 점은 없으신 가요? 플라스틱 대안 제품 구매나 이용에 불편한 점이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시장에 가서 미리 가져간 용기에 해산물을 담아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제 말을 한 귀로 흘리시고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주시더라고요. 두부를 구입할 때도 미리 가져간 용기가 작다고 그냥 비닐봉지에 담아주시는 식으로요. 물론 제가 가져간 용기가 아주 조금 작긴 했지만, 플라스틱 없이 구입을 하겠다는 인식 자체가 많이 확산된 것이 아니고 일반 소비자로서 일일이 "아 비닐봉지를 사용 안 하려고요" 이유를 꼬박꼬박 말하기도 머쓱하니까,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날 때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나무 칫솔 같은 경우 제품 구매가 어렵기도 하고, 온라인 택배를 선호하지 않는데 보통 온라인이 가장 쉽게 구매할 수 있어서 고민이에요. 아직 제가 창업을 한 건 아닌데 그린스무디 창업을 고려하면서 만약에 내가 이걸 오프라인에서 팔 경우 일회용 컵 대신 옥수수 전분 플라스틱 컵을 사용해야겠다고 계획을 했거든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단 1군데인 데다가 1000개 단위로 구입이 가능해 가격적인 면에서 부담이 되었어요. 플라스틱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생분해 가능한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간편함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 좋은데,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확산 중인 단계라 쉽게 접근하기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Q6. 주변에 Plastic free 문화를 실천하시는 분들이 계신 지 궁금합니다.


제가 블로그에 '소소하게 실천'이라는 이름으로 미니멀 라이프와 Plastic free 관련해서 실천하는 콘텐츠를 한동안 매일 올렸어요. 근데 블로그에 저희 학과 관련 글도 있다 보니, 주변에 같은 과 다니던 후배들이 제 블로그에 들어와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 거죠. 오프라인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는 편이 아니라서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본인도 이제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해주는 후배도 있었고요. 채식 모임에 갔을 때 모임장이 본인은 환경을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집에 쓰레기가 들어오는 것이 싫어 그냥 배낭에 과일이나 야채를 담는 식으로 장을 본다고 하더라고요. 자연스레 Plastic Free를 실천하고 계셨어요. 사실 그분 외에는 특별히 Plastic free를 실천하는 분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독특한 경험을 한 게, 한 사회적 기업 대표님의 메일로 제로 웨이스트 토크콘서트를 간 적이 있어요. 딱 들어가자마자, 놀랐던 게 보통 강연장 가면 주변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한 일회용 컵들을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곳에는 전부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라도 반영하듯 모두가 텀블러를 가지고 있었어요. 심지어 강연에 제공되는 다과도 유리그릇에 포크가 꽂혀있었고요. 내가 몰랐던 거지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 숨어 계셨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번외]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시면서 느낀 점들이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불필요한 물건을 비우면서 큰 홀가분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꿈과 목표를 향해 움직일 시간이 많아졌어요. 달리기를 시작한 것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였고, 작년에 교환학생을 갈 때 정말 가뿐하게 꼭 필요한 짐만 들고 갔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 시간도 늘어났고요. 살면서 돈이라는 건 꼭 필요한 것이지만, 내가 무언가를 신중히 구입하거나 거의 구입할 필요가 없게 만드니까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행복한 삶이 가능하겠구나 느낀 것이 가장 크게 바뀐 점이에요. 그래도 최소한의 생활에 필요한 돈과 꿈을 이루기 위한 돈은 벌고 싶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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