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언젠가는 통할 거야.
'그래도 난 수련을 해야 한다 2.'에서 난 해빗이라는 책에서 제시한 '습관의 설계를 통한 나의 변화'에 대한 궁금함이 내가 3개월 간 꾸준히 요가 수련을 해온 하나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책을 만나기 전, 그러니까 2021년 6월부터 회사 복직하기 전인 2022년 5월까지 거진 1년 간을 나는 집에서 꾸준히 수련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1편에서 이미 이야기했지만, 아기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듣기 바로 전날 나는 요가를 하면서 내 몸과 마음이 모두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절대 기적 비슷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난 그런 것을 믿지도 않는 사람이고.
하지만 확실한 건, 요가를 통해 난 그날 마음의 안정을 얻었고 그 경험을 한 이후부터 내 삶을 어느 정도 단단하게 유지해준 것은 결국 요가 수련이었다는 사실이다.
20대 초반, '진심은 언젠가는 통할거야'라는 느끼하고도 진지한 말을 어디선가 듣고 곱씹으며 지내던 적이 있었다.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절대 안 될 것 같던 일이 이루어지더란 말이다. 하지만 30대 후반이 될 때까지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난 그 말을 까맣게 잊었었고 그런 이유로 어찌보면 굉장히 불안하고 혼란한 삶을 살아온 것 같은 느낌이다. 진심으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정리되고 단단한 삶이 아니었 것이다.
그러다 오랜만에 만난 요가가 나에게 다시 상기시켜준 저 말이 난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늘 아쉬탕가 수련 중 받다파드마아사나 자세를 취하는데 양 손이 다 발가락에 닿았다. 약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 이제 발가락을 잡을 일만 남았다. 진심을 다하면 언젠가는 될 거라는 믿음만 잃지 않는다면 이제 곧 아주 거뜬하게 발가락을 움켜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