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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Feb 02. 2018

겨울 베트남

하노이, 타이응우옌, 닌빈

3년만에 다시 하노이를 찾았다.

한국이 추운 만큼 베트남 역시 그랬다.


더운 나라에도 겨울은 있었다.

영상 10도까지 내려가면 휴교라는데 그렇게 내려갔다.

하노이에 한파가 닥친 것이다.


하노이에 나흘 머무는 동안 하노이 서쪽 마이딕의 한국인 가정에서 묵었다.

이제껏 통틀어 다섯 번째 베트남 방문이지만 올 때마다 새롭고 신기하다.

경이적이었다.


대나무일텐데 마디가 독특하다. 이런 대나무를 한국에선 보지 못했다. 대나무 종류도 참 많은 게다.


마이딕 거리 모습이다. 시내엔 어디나 3층이나 4층 건물이다. 그것이 상가 건물이든 주택이든... 폭은 좁지만 앞뒤로는 제법 길다.


'강남불고기(Gang Nam Bul Gogi)', '닭이야(dagiya)' 등은 한국식당이다. 이런 음식점들은 현대식 건물에 들어 있어 일반 베트남음식점들보다 음식값이 비쌈은 물론이다. 한류는 하노이에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KINGBBQ는 한국에서 못 들어봤는데 있었다. 한글 '킹'이 반가웠다.


숙소 근처 동사시장엔 소고기를 팔고 있었다. 냉장고는 보이지 않았다. 그날 다 팔아야 할 것이다.


과연 열대과일이 풍부한 베트남이었다.


하노이대학 학생식당이다. 여덟 가지 반찬 중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고르면 반찬 가지 수에 따라 돈을 낸다. 학생식당이어서 값이 싸다. 한국 돈으로 1000원을 넘지 않는다.


탕롱대학 교문 앞의 오토바이 주차장이다. 질서 정연하게 세워져 있다.


탕롱대학에서 한국 관련 행사가 열렸다. '한국 음식 체험 부스'라는 글씨가 보인다. 어디서든 한국에 대한 관심은 드높다.


탕롱대학 호텔관광학과의 실습실이다. 호텔 스위트룸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컴퓨터 실습 시설도 훌륭해 보였다.


인구 9,600만 명에 오토바이가 5,000만 대라는 오토바이의 천국인 베트남이지만 자전거가게도 있다. 예전엔 자전거 세상이었는데 몇 십 년 동안 차츰 오토바이 세상으로 바뀌었고 이제 자동차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적어도 앞으로 당분간은 오토바이가 교통의 주류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전거가 없어지진 않는다.


행상은 이렇게 바구니에 상품을 담아서 판다.


하노이 동서를 잇는 지상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 밑 도로를 달리는 소녀들의 자전거 행렬... 자전거 모양도 독특하고 등에 진 판넬의 사진도 누구 사진인지 궁금하다.


오토바이 타는 솜씨가 어찌나 귀신 같은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한 손만으로 핸들을 잡고 달리는 이들이 흔하다. 심지어 오토바이 타고 가면서 한손으로 핸드폰 조작을 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놀랍다.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80킬로 떨어진 타이응우옌시에는 한복판에 맥주공장이 있다. 엄청난 크기의 탱크가 서 있다.


맥주공장에 딸린 식당 이름이 특이하다. '158식당'인 것이다. 158은 이 식당의 번지수를 가리킨다. 식당 이름 외우기가 편하다. 번지수가 곧 이름이니까. 상당히 규모가 큰 식당이었다.


타이응우옌시에 있는 소수민족박물관이다. 베트남에 많은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그들의 문화를 소개하고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베트남 내 소수민족의 분포를 보여주는 지도가 걸려 있다.


한 소수민족의 주거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집에 올라가려면 가파른 사다리를 타고 가야 한다. 어린아이나 노인들은 과연 어떻게 오르내릴까 궁금했다.


타이응우옌 소수민족박물관 앞 거리에는 말인지 노새인지 동물이 마차를 끌고 가고 있었다. 예전엔 흔한 풍경이었겠지만 이젠 드물게만 볼 수 있다.


타이응우옌사범대학이다.


대학 도서관이다.


타이응우옌 시내의 한 커피숍이다. 간단한 식사와 주류도 판매하는 모양이다.


버스의 지붕만 보이는데 이 많은 버스들이 다 삼성전자 버스다. 근로자들을 출퇴근시키는 버스다. 근로자들은 각자의 집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까지 와서 이 버스를 타고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으로 출퇴근을 한다. 이곳은 고속도로 입구로서 버스를 타면 고속도로를 달려 15분 정도면 닿지 않을까 싶다.


고속도로를 지나며 차 안에서 삼성전자 공장을 찍다.


다시 하노이다. 오토바이에 엄청난 짐을 실었다. 경이적이다.


거리에서 고기를 팔고 있다.


호안끼엠 북쪽 외국인 여행자 거리에 있는 한 호스텔이다. 이런 데서는 하루에 5천원 정도에 묵을 수도 있다. 저렴한 만큼 외국인 배낭여행자들이 즐겨 이용한다. 오토바이도 빌려주는데 하루에 6천원 정도면 빌릴 수 있다.


카페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은 술을 마시고 차도 마신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이따금 있는 기념품 판매장이다.


벽에 걸린 그림은 무척 비싸다. 10만원짜리도 있고 20만원짜리도 있다. 이걸 사면 들고 가지 않아도 된다. 주소를 남겨 두면 화물로 운송해준다.


남자가 집중해서 실로 자수를 하는 중이다. 완성된 작품을 파는 것은 물론 바로 이 상점 안에서 제작도 하고 있는 것이다.


닌빈 부근에 있는 호아루는 10세기 무렵에 베트남 최초 통일 왕조의 수도가 있던 곳이다. 당시 왕궁은 지금 전혀 남아 있지 않고 그때 통치했던 왕을 모신 사원이 있을 뿐이다.


사원의 입구다.


사원 부근의 논인데 물이 흥건하다.


땀콕은 보트를 타고 뱃길을 따라 주변 경관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나룻배는 뒤에서 사공이 손이나 발로 젓고 앞에 관광객 두 명이 탈 수 있다.


보트 관광 코스는 왕복 1시간 반 정도 되는 제법 먼 거리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보트를 부리는 이들이 많다. 커다란 소득원일 것이다. 어떤 이들은 보트를 몰지 않고 가까이 다가와 사진을 찍은 뒤 내릴 때 사진을 건네주고 돈을 받기도 한다. 1달러다.


보트 코스 주변 경관은 멋지다. 지질학자들에겐 훌륭한 연구 대상일 것이다.


보트는 때로 좁은 터널을 지나야 할 때도 있다.


손을 뻗치면 돌이 만져지는 곳도 있다. 머리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보트가 거의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다.


땀콕 거리의 고기구이 노점상이다.


과일 파는 노점상도 흔하다.


하노이의 관문인 노이바이국제공항이다. 공항의 모습은 극히 단순하다. 일자(一字) 모양이다. 입국이나 출국이나 수속은 매우 간단하다. 관광객은 15일 이내 체류할 거면 무비자로 들어올 수 있다. 그 이상 머물 거면 관광비자를 받아서 와야 한다. 재미있는 게 있다. 무비자로 베트남에 다녀간 사람은 다시 무비자로 베트남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출국일로부터 30일이 지나야 한다. 30일이 안 됐는데 급하게 다시 와야 할 사람은 관광비자를 받아서 와야 한다.


베트남은 1975년 이전엔 월맹과 월남 둘로 나뉘어 있었다. 서로 적이 되어 싸웠다. 월남은 미국을 등에 업고, 월맹은 중국이나 소련군이 없이 독자적으로 싸웠지만 그들 무기를 가지고 싸웠다. 월남은 패망하고 월맹이 베트남을 통일했다. 이제 이 나라를 우리는 베트남이라 부른다.


베트남은 오랜 세월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2차대전 땐 일본의 침략도 받았고 다시 프랑스가 지배했다. 1950년대에 프랑스는 물러가야만 했다. 그러나 남북의 대결은 치열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월남 정권이 항복함으로써 베트남이 통일되었다. 그 중심에 국부 호찌민이 있었다. 호찌민에 대한 베트남사람들의 경외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든 베트남 돈에는 호찌민이 들어 있다. 월남의 수도인 사이공도 이름이 호찌민으로 바뀌었을 정도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호찌민... 호찌민이 사랑했던 베트남 국민들은 이제 과거의 원한을 다 잊고 미국, 한국 등과 활발히 교류하며 나라를 발전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동남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베트남 현지 회사와 합작으로 공장을 세워서 버스, 트럭, 승용차를 생산한다. 그밖의 많은 회사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다. 다른 열대 지방 국가들과 달리 사람들이 느리거나 꾀 부리지 않고 근면하기가 말도 못한다. 그리고 전쟁 땐 목숨 바쳐 적과 싸우는 지독한 오기와 투지가 있지만 평시 사람들 마음은 온순하고 선량하다. 한국 기업이 투자하기 적합한 곳으로 여기는 건 당연하다. 한자문화권으로 흔히 한중일 3국을 꼽지만 베트남도 포함된다. 한자를 사용 안 한 지가 오래됐지만 베트남어 어휘는 상당수가 한자어다. 大學이 '다이혹'이니 '대학'과 비슷하지 않은가. 한창 추울 때 베트남으로 피한(避寒)을 했지만 가보니 그곳도 추웠다. 한국과 비교할 순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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