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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모호함을 피해야

by 김세중

모호함을 피해야


그런데도 민주당 중진 의원은 6일 '펜스 부통령이 잔칫집에 곡하러 온다'고 했다. 이게 정부의 본심일 가능성이 있다. 한·미 정부가 이렇게 엇나가면 대북 제재 무용론이 다시 나오게 된다. 그다음이 무엇일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207 ㅈ일보


평창올림픽 참석을 위해 한국에 오는 펜스 미국 부통령이 강력한 대북 압박의 태도를 띠고 있고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는 한국 정부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으니 우려할 상황이라고 사설은 지적한다. 그런데 위에서 '그다음이 무엇일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는 지나친 표현이다. 그다음이 무엇일지 짐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표현은 모호함만 가득할 뿐 투명하고 알기 쉬운 말이 아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다음이 무엇일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대신에 '그것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또는 '그 결과 국가안보에 위험이 닥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등 더 알기 쉬운 표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논설문은 논설문다워야


남북 단일팀이나 북한 예술단 등에 신경 쓰느라 올림픽 자체에 대한 열기 조성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평창은 남북 이벤트를 넘는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다.

207 ㅈ일보


논설문은 시가 아니다. 산문과 운문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운문에서는 상상력이 허용되고 나아가 권장되지만 산문, 특히 논설문은 그렇지 않다. 표현은 투명하고 정확해야 한다. '평창'이 곧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일 수는 없다. '평창'이라고 해도 '평창올림픽'을 연상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과하다. '평창올림픽'이라고 하는 것이 온당하다.


평창올림픽은 남북 이벤트를 넘는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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