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을 써야

by 김세중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을 써야


김정은이 정상회담 장소를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받아들인 것은 상징적 차원의 의미가 없지 않다.

307 ㅈ일보


'정상회담 장소를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받아들인'은 자연스러운 표현이라고 하기 어렵다. '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 남측 지역을 받아들인'이라고 하거나 어순을 바꾸어 '판문점 남측 지역을 정상회담 장소로 받아들인'이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뜻만 통하면 된다고 볼 게 아니다. 가장 깔끔하고 명료한 표현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이 판문점 남측 지역을 정상회담 장소로 받아들인 것은 상징적 차원의 의미가 없지 않다.



공허한 느낌을 주지 않게


북한과는 수많은 합의가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 정부는 '마침내 평화의 길이 열렸다'는 식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국민 앞에 닥친 것은 핵과 미사일이다. 이번 합의로 한국이 북핵 인질에서 벗어나는 길이 마침내 열릴 것인지, 아니면 지난 25년간 그랬던 것처럼 또 한 번 북의 기만전술에 말려들 것인지는 국민에 달려 있다. 5100만 한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가짜와 진짜를 가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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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로 한국이 북핵 인질에서 벗어나는 길이 마침내 열릴 것인지, 아니면 지난 25년간 그랬던 것처럼 또 한 번 북의 기만전술에 말려들 것인지는 국민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국민은 5100만 명이나 되는 개인들의 묶음이다. 국민은 갖가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한마음 한뜻도 아니다. 따라서 '국민'이라는 말은 아주 조심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핵 인질에서 벗어나는 길이 열릴 것인지 또 한 번 기만전술에 말려들 것인지는 북한 당국과 상대하는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면 문제가 없지만 막연하게 '국민'에 달려 있다고 하면 공허한 느낌을 준다. '국민'을 굳이 쓰겠다면 '국민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정도로 하는 것이 낫다.


이번 합의로 한국이 북핵 인질에서 벗어나는 길이 마침내 열릴 것인지, 아니면 지난 25년간 그랬던 것처럼 또 한 번 북의 기만전술에 말려들 것인지 5100만 국민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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