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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시제 어미는 문맥에 맞게

by 김세중

같은 말 되풀이하지 않아야


순항하는 듯하던 미·북 정상회담에 이상 기류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김정은이 중국 시진핑과 두 번 만난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을 돌연 취소하면서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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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중국 시진핑과 두 번 만난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을 돌연 취소하면서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부터'라고 했는데 '취소하면서'에 이어 '언급하면서부터'라고 해서 '-면서'가 연거푸 사용되어 어리둥절한 느낌을 준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어느 한쪽을 '-'라고 하면 훨씬 편하게 읽힌다.


순항하는 듯하던 미·북 정상회담에 이상 기류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김정은이 중국 시진핑과 두 번 만난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을 돌연 취소하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부터다.



명사구가 되려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과 맺었던 핵 협정을 깨는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북한과 핵 협상을 성공시켜 차별화하겠다는 의욕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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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이 꾸미는 말은 '북한'이 아니라 '북한과 핵 협상'이다. 그런데 '북한과 핵 협상'은 명사구로서 바르지 않다. '북한과 핵 협상'이라고 해야 온전한 명사구가 된다. 한 글자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에서 꼭 필요한 요소를 빼버리면 대신 문법성이 어그러진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과 맺었던 핵 협정을 깨는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북한과 핵 협상을 성공시켜 차별화하겠다는 의욕도 보여 왔다.



시제 어미는 문맥에 맞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인 비핵화를 부분적으로 수용할 의사를 비췄지만 북한이 과거 25년간 해온 대로 단계별로 대가를 챙기는 방식을 고집했을 경우 이 상태로 정상회담을 갖기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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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로 예정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이에 관한 논설 한 대목이다. 문제는 '고집 경우'라는 표현이다. '고집했을'은 과거의 일에 대한 추측이다. 그러나 사설은 과거의 일을 말하고 있지 않다. 앞으로 일어날 일과 그와 관련되어 지금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말하는 중이다. 따라서 '고집했을'은 문맥에 맞지 않다. '고집할'이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의사를 비췄지만'이라고 했는데 '의사를 비쳤지만'이라고 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인 비핵화를 부분적으로 수용할 의사를 비쳤지만 북한이 과거 25년간 해온 대로 단계별로 대가를 챙기는 방식을 고집 경우 이 상태로 정상회담을 갖기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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