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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이 한창이어서 매체들은 연일 경기 소식을 쏟아낸다. 깔끔한 문장으로 눈에 쏙쏙 들어오게 소식을 전해주는 기사가 있는 반면,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수준 이하의 기사도 있다. 위 기사는 후자에 속한다.
호주를 받아서 '이 국가'라고 했다. 마치 외국어 문장을 번역한 문장 같은 느낌이 든다. 번역을 해도 이렇게 번역하면 안 된다. '이 국가'라고 하는 대신 '호주'라고 하면 된다. 앞 문장의 주어도 '호주'여서 반복하는 걸 피할 셈이었다면 차라리 주어를 아예 생략하는 게 더 나았다.
'아쉽게 1득점을 기록했지만'이라고 했다. 더 많이 득점해야 하는데 1득점만 기록한 게 아쉬웠다는 뜻으로 이렇게 표현했는지 모르겠으나 독자는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 '아쉽게'는 없는 게 낫다. '2골을 먹혀'라고 했는데 '2골을 먹어'라고 하든지 속된 느낌이 안 들게 '2골을 허용해'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위 기사에서 압권은 '이번 3차전에서 호주가 페루를 이겨 16강 진출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조건 덴마크가 프랑스를 잡아야 한다.'이다.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우선 '경우의 수는'이 호응할 말이 없어서 비문(非文)이다. 독자는 이런 비문을 읽으며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짜증이 나기까지 한다. 만일 다음과 같이 썼더라면 독자는 편안하게 읽었을 것이다.
이번 3차전에서 호주가 페루를 이기더라도 16강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덴마크가 프랑스를 잡아야 한다.
뒤이어 나오는 문장에서도 '현재 2골차로 벌어져 골득실 호주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져야만 한다'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이 쓴다면 간명하게 이해된다.
이때 호주와 덴마크는 1승 1무로 동률이 되고, 현재 2골 차로 뒤진 골 득실이 호주에게 유리하게 바뀌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시간에 쫓기는 기자의 힘든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심하게 황당한 문장을 접하게 되면 그만 기사 읽는 것이 두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