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시내 탐방기
두바퀴출판사에서 새 전자책을 펴냈다.
책 제목이 '반세기 만에 찾은 고향 안동'이다.
제목이 '반세기 만에'지만 정확하게는 48년 만이다.
조금 과장이 있었다.
지은이는 지난 1월에 안동의 한 공공기관으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았다.
5일 동안 글쓰기에 대해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지은이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래서 2월 11일(월)부터 15일(금)까지 안동에 가서 강의를 했다.
오전 2시간 강의를 하고 오후는 매일 안동 시내를 자전거 타고 누볐다.
50년 동안 쌓인 궁금증을 한꺼번에 다 털어내려는 듯 다니고 또 다녔다.
골목 골목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들여다보고 사진 찍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니 안동 시내를 얼추 훑은 셈이었다.
그리고 그 여행 보고서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 책은 안동의 여러 면은 다루지 않는다.
오로지 안동 시내만이다.
지난 50년 동안 지은이는 안동에 여러 차례 다녀갔지만 안동 시내를 목적으로 온 적은 거의 없었다.
늘 예안면 천전리 선영에 볼일이 있었고 안동 시내는 그저 지나칠 뿐이었다.
그러니 안동 시내를 이렇게 여러 날 머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변하지 않은 곳이 있어 놀랐고 변한 모습에 또한 놀랐다.
지은이는 유년 시절 평화동의 철도관사에 살았는데 철도관사 대부분이 헐리고 현대식 가옥으로 바뀌었다.
그런 와중에 옛 모습 그대로 남은 철도관사 한 채를 발견하고 형언할 수 없는 감회에 젖었다.
어린 시절 살던 집 모습 그대로였다.
일주일 머무는 동안 그 집을 몇 번이고 다시 찾았다.
목성동, 화성동 부근 종교타운에서도 안동의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었다.
안동교회 예배당, 교회사연구소...
법상동 입구의 2층짜리 대창빌딩...
이런 건물들에서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를 표방한다.
도산서원, 하회마을을 모르는 한국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동 시내에도 곳곳에 오랜 역사를 느끼게 해주는 유적이 산재해 있었다.
명륜동의 항산고택, 치암고택, 법흥동의 임청각과 법흥사지칠층전탑, 시내 한복판의 태사묘,
태화동의 서악사와 관왕묘, 낙동강 남쪽의 영호루, 귀래정, 반구정, 어은정...
안동 시내엔 또한 관광의 보고가 있었다.
성곡동이다.
드넓은 안동문화관광단지에는 호텔, 골프장, 유교랜드 등이 있었다.
안동댐에서 안동호를 내려다보는 경관 또한 장관이었다.
월영교 부근에는 안동민속박물관을 비롯해 볼것이 그득했다.
지은이에게 가장 큰 감동을 안겨준 것은 이런 유적이나 관광명소가 아니었다.
낙동강 남쪽 무주무 마을에서 어른을 공경하는 미풍양속이 살아 있음을 체험하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요즘 도회지에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데 무주무에선 동네 어른에겐 의당 인사하는 전통에절이 남아 있었다.
소년이 서울로 이사오고 48년 후 고향을 찾았다.
태어나 줄곧 안동에 살고 있는 옛 친구들과도 만났다.
따뜻한 대접을 받고 구수한 인정을 느꼈다.
고향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