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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16. 2019

무관중 축구 경기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평양에서 열린 남북한 축구 대결은 0:0으로 끝났다.

그런데 이번 경기는 축구 역사상 보기 드문 진기한 기록을 남겼다.

관중이 없는 상태에서 경기가 치러진 것이다.


경기를 지켜본 인판티노 피파 회장은 관중 없이 

경기가 치러진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다.

실망스러웠을 뿐이었겠나.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 이같은 관중 없는 경기가 치러졌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그 경기가 왜 보고 싶지 않았겠나.

당국의 결정이 그들의 경기장행을 막았을 것이다.


올림픽이 열리고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는 건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적어도 스포츠의 장에서만은

갈등과 분쟁을 잊고 건전한 경쟁을 하며 평화를 구가하자는 뜻일 것이다.

선수는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고 관중은 갈채하고 응원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정치가 스포츠를 막았다.

권력이 사람들의 자연스런 욕구를 억눌렀다.


참 이해할 수 없다.

한 언론에서 북한팀이 남한팀에 지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북 당국이 무관중 경기를 강행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슨 근거로 그런 기사를 내보냈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추측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아무튼 북 당국이 왜 이런 모습을 보였는지 참 궁금하다.


지도자가 열렬히 응원하라 하면 수만 관중석이 빼곡히 가득차

일사불란하게 열광적 응원을 하고

경기장에 가지 말라 하면 단 한 명도 나타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인판티노 피파 회장은 "우리에겐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당연히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한편으론 한순간에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다면 순진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북의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비친다.


어린 시절 '자유대한'이란 말을 숱하게 들었는데

어렸을 땐 왜 '자유대한'이라고 하는지 잘 몰랐다.


정작 요즘은 '자유대한'이란 말을 잘 듣지 못하는데

이제서야 어렸을 때 실컷 들은 '자유대한'의 의미를 확실히 알 것 같다.

자유보다 소중한 게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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