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할듯'과 '국면 타계'
한 포털 사이트의 뉴스 제목이다.
'않할듯', '국면 타계' 등에 시선이 멎는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말에 대해 공부하고 말을 직업으로 삼아오다 보니
이런 게 저절로 눈에 들어오면서 눈살이 찌푸려진다.
'않할듯'은 띄어쓰기부터 잘못됐다.
부사 '아니'의 준말인 '안'은 이어서 나오는 동사와 띄어써야 하는데 붙여썼다.
그리고 '아니'가 줄면 '안'이지 '않'일 까닭이 없다.
이런 건 웬만한 초등생도 알만한 내용인데 어찌
포털 사이트에서 실수를 저지르는지 모르겠다.
'남북관계 교착 국면 타계'도 뜨악하긴 마찬가지다.
'타계'는 他界로서 죽는다는 뜻이고
위 문맥에서는 막힌 것을 뚫어 길을 연다는 뜻의 타개(他開)이건만
엉뚱하게 '타계'라고 했다.
철자를 바르게 쓰는 것은 사회적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기 싫어서 안 지켰겠나.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몰라서 안 지켰을 것이다.
그러나 몰라서 약속을 안 지켰다고 해서 핑계가 될 수는 없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글에서는 특히 그렇다.
오류를 따라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