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을 보았다.
봄바람영화사라는 영화사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이 영화를 연출한 김도영 감독은 연극배우였단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는 유난히 조연과 단역이 많았는데
한결같이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러웠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보다 출연 배우 같은 데 더 관심이 가는 건 내 습성이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보라는 달을 안 보고 손가락을 보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
주인공인 지영의 엄마 역을 맡은 배우도 김미경,
지영의 시어머니, 즉 대현 모 역을 맡은 이도 김미경이란 걸 알았다.
지영 엄마 역을 한 김미경이야 탄탄한 이력을 쌓은 배우라지만
대현 엄마 역을 한 김미경은 또 어쩌면 그리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던지!
지영의 언니인 은영 역을 맡은 공민정도 돋보였지만
유난히 내 눈길을 끈 건 지영이 다녔던 회사의 김팀장 역을 한 박성연이었다.
그녀의 표정 연기는 가히 일품이었다.
물론 영화 초반 그녀의 상사로 나와 김팀장과 짧은 신경전을 주고받은
남자 이사도 참 능글맞게 연기했다.
연기 같아 보이지 않게 연기한다는 게 어디 그리 쉬우랴.
배우가 누군지...
자신의 엄마로 빙의한 딸의 모습에 충격 받는 모습을
김미경이 연기할 때 잠시 울컥했다.
좋은 영화는 연기자에게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