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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30. 2019

뜻 모를 말

충압중

서울의 지하철은 편리하기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한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어 안전하다.

어디든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있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는데 꾸준히 개선되어 

지금은 천만 서울 시민의 더 없이 편리한 발이 됐다.


그런데 간혹 안내문을 보고 뜨악해지곤 한다.

얼마 전엔 '절전개소'라는 문구를 보고 '개소'가 무슨 뜻인지 의아했는데

이번엔 '충압중'이란 문구에 또 놀랐다.


네이버에 '충압중'을 넣어 검색하니 '충압중'은 안 나오고

엉뚱하게 '충암중'에 관한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충암중학교 말이다.

요즘 워낙 검색이 친절하다 보니 검색하는 사람이 '충중'을 잘못 쳐서 

'충중'이라 한 줄 알고 '충암중'에 관한 정보를 보여준 거다.

그게 아닌데...


국어사전을 찾아보지만 '충압중'이 없음은 물론이고 '충압'조차 없다.

아마도 '충압'은 압력을 보충한다, 충전한다는 뜻인가본데 

국어사전에 '충압'이 없다는 것도 뜻밖이다.


지하철의 소방용품 보관함에 들어 있는 것은 공기호흡기다.

화재가 나면 공기호흡기를 꺼내서 쓰고 탈출하라는 건가보다.

그냥 함 속에 소방용품인 공기호흡기를 보관하고 있을 뿐인 거 같은데 

지금 충압하는 중이라니 잘 이해가 안 된다.


'충압중'보다 차라리 '공기호흡기'라고 써 두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소방용품'이나 '화재시 꺼내 쓰세요'라고 하든지...


정말이지 '충압중'은 왜 써 붙여 놓았는지 모르겠다.

누가 보라고 써 놓았는지 모르겠다.

사전을 찾아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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