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언중 위에 군림하려 하나
거의 평생을 국어 관련 기관에 근무했던 내가
'막내동생'이 아니라 '막냇동생'이 바른 표기임을 알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경악했다.
왜냐하면 난 [망내똥생]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발음이 [망내똥생]으로 날 때 사이시옷을 받쳐서 '막냇동생'이라 적도록 한글 맞춤법(제30항)은 규정하고 있다.
국어사전에 '막내동생'이 아니라 '막냇동생'이라 되어 있는 것은
그 말의 발음이 [망내똥생]이라는 뜻이다.
'우리말샘' 국어사전에 '막내동생'을 찾으면 이렇게 나온다.
규범 표기는 '막냇동생'이라는 것이다.
'막내동생'은 비규범 표기, 즉 틀린 표기라는 뜻이다.
오늘 신문은 GS그룹의 회장이 바뀐다는 신문 기사가 떴다.
기사에서 '막냇동생'이라는 표기를 보았다.
연합뉴스의 기사였다.
그러나 중앙일보 기사는 '막내동생'이라 적고 있었다.
한 매체에서는 '막냇동생', 다른 매체에서는 '막내동생'이다.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 된 것인가.
1920년부터 1999년까지의 신문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막냇동생'이라고 적은 기사는 80년 동안 단 1건도 없었다.
이에 반해 '막내동생'이라고 쓴 기사는 1,497건이다.
1,497 대 0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내 주위에서 아무도 [망내똥생]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없음이
통계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왜 국어사전은 '막내동생'의 발음이 [망내똥생]이라고 하면서
'막내동생'이 아니라 '막냇동생'을 쓰라고 하는가.
연합뉴스의 기사 작성자도 [망내동생]이라고 발음하지 [망내똥생]이라고 발음하지 않을 것이다.
국어사전이 '막냇동생'으로 적어야 한다고 되어 있어서 그렇게 기사를 썼을 뿐...
이런 사례는 국어사전이 국어생활을 훼방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주범임을 보여준다.
국어생활을 도와주고 편리하게 해주기는커녕...
국민 다수가 '막내동생'이라고 쓰고 [망내동생]이라고 발음하고 있는데
'막냇동생'이라 적고 [망내똥생]이라 발음하라고 강요하지 말라.
어리석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