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큰 산이다. 봉우리도 많고 골도 많다. 그러니 오르는 코스도 다양하다. 모든 곳을 속속들이 다 보려면 몇 날 며칠이 걸릴지 모른다.
북한산 남쪽 끝자락은 서대문구 홍은동과 은평구 녹번동에 걸쳐 있고 그곳에도 훌륭한 둘레길이 있다. 능선길인 이 북한산둘레길을 은평둘레길이라고도 부른다. 홍은동쪽 북한산둘레길이 시작되는 곳에 실락어린이공원이 있고 그 부근에 홍은동 벽산아파트, 풍림아파트가 있다.
길은 곧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의 북한산자락길(옥천암)과 왼쪽의 북한산둘레길 7구간(옛성길)으로. 그러나 두 길은 완전히 갈라지지 않고 나중에 만난다. 북한산둘레길(옛성길)이 능선길이고 북한산자락길은 좀 더 아래에 있다.
군부대 옆을 지나면 그 부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른다. 정자에 올라서면 전망이 훌륭하다. 은평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멀리 봉산, 백련산, 안산, 인왕산, 북악산까지 보인다. 다만 이곳에서는 북한산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가면 또 전망 좋은 곳이 나타난다. 이곳에 정자는 없지만 사방이 탁 트여 있다. 여기서도 북한산은 안 보이지만 인왕산의 서쪽 사면과 북악산이 더 가까이 보인다.
능선길을 계속 걸으면 갑자기 북한산의 연봉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문수봉, 보현봉이 보인다. 그리고 내리막이 시작되고 얼마 안 가서 홍은동 11번 버스 종점으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거기서 살짝 오르막을 오르면 탕춘대성암문에 이르고.
탕춘대성암문에서 왼쪽으로 가면 구기동 방향으로 북한산을 본격적으로 오르게 된다. 오른쪽으로 가면 탕춘대성을 따라 길이 있고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학교가 가까이 있다. 홍은동벽산아파트에서 출발해서 느긋하게 걸어도 두 시간이면 상명대학교로 내려올 수 있다. 빠른 걸음이라면 한 시간만에도 가능하고.
탕춘대성은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성으로 숙종 말년인 1718~1719년에 쌓았다고 한다. 허물어진 성을 1977년에 다시 정비했다고 하고.
북한산 능선을 본격적으로 오르기가 부담스럽고 그저 한두 시간 가볍게 산행을 하고자 한다면 홍은동과 녹번동 사이의 북한산둘레길을 찾아봄직하다. 울창한 숲이 있고 명산인 북한산의 연봉들을 감상할 수 있다.
(2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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