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공원은 양재역 인근에 있는 근린공원이다. 양재역 남서쪽에 위치한 말죽거리공원은 공원이라기보다는 산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린다. 이 산은 우면산의 끝자락이다. 양재역 11, 12번 출구를 나오면 있는 서초구청에서 오를 수 있고 남쪽에 있는 횃불선교회나 더 남쪽으로 바우뫼공원에서 길을 건너서도 갈 수 있다.
우면산과는 경부고속도로에 의해 분리돼 있는 이 산은 능선길이 있고 능선에는 꽃길쉼터, 마루터기쉼터, 치유쉼터, 전망대쉼터, 횃불쉼터 등이 있다. 쉼터에는 운동기구들이 있다. 치유쉼터가 이 산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말죽거리공원은 주변이 상당히 번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뜻밖에 매우 호젓하고 깊은 산에 온 느낌을 준다. 서쪽으로 경부고속도로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음만 아니라면 굉장히 깊은 산속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횃불선교회가 공원의 남쪽에 자리하고 있고 그 부근은 매우 조용한 고급스러운 주택가이다. 동네 전체가 조경이 아주 잘 되어 있고 주택가 안에는 방아다리근린공원이 있다. 말죽거리공원 서쪽에는 경부고속도로가 있고 우성아파트 단지가 있다. 공원 북쪽에는 서초구청, 서초보건소, 양재고등학교가 있다.
말죽거리는 지금의 양재역 부근을 말하고 조선시대에 역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의 역은 말을 타고 온 사람들이 말을 매어두고 묵거나 쉬어가는 곳이었다. 말죽거리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말을 몰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여기서 쉬면서 말에게 죽을 먹였다 해서 말죽거리라고 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17세기에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말을 타고 피난을 가는 도중에 이곳에서 어떤 백성이 팥죽을 건네주어 말을 탄 채 팥죽을 먹어서 말죽거리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어원은 증명하기 어려워서 뭐가 맞는지는 잘 알 수 없다. 어쨌든 오늘날 말죽거리는 역사 속에 남아 있을 뿐 양재동이란 지명으로 불린다. 한때 '말죽거리잔혹사'라는 영화가 있었다.
오늘날 조선시대 말들이 묶여 있던 흔적은 자취도 없고 깨끗하게 정비된 도시의 모습이 공원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공원의 동쪽인 강남대로에는 서울행정법원, 서울가정법원이 들어서 있다. 양재역 지척에 있는 말죽거리근린공원은 우면산 끝자락으로 이곳에 훌륭한 산책로가 능선에 있다. 횃불선교회 지척에 아주 울창한 대나무숲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