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은 서울의 주산으로 경복궁의 북쪽에 있다. 북악산은 백악산이라고도 하며 옛날에는 공극산이라고도 했다. 북악산은 해발 342m로 서쪽의 인왕산보다 약간 높고 남쪽의 남산, 동쪽의 낙산보다는 훨씬 높다. 북악산은 동서로 길게 뻗은 산으로 종로구와 성북구에 걸쳐 있다. 북악산 남쪽 기슭에 청와대가 있다.
북악산은 1968년 1.21 사태 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었으나 2007년 4월 5일 식목일 이후 개방되었다. 삼청각 부근에 이를 기념하는 비가 세워져 있다. 북악산의 주봉에는 북악마루가 있다. 그곳에 세워진 표석의 설명에 따르면 1979년 10월 15일부터 이곳에서 운용되던 진지가 2000년 9월 9일 다른 곳으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이곳은 시야가 탁 트인 편은 아니지만 동쪽으로 청운대가 내려다보인다.
북악산에는 북악스카이웨이라 불렸던 자동차 도로인 북악산로가 동서를 가로지르고 사람이 걸어다니는 길로 북악하늘길이 있다. 북악하늘길은 자동차 도로인 북악스카이웨이와 거의 나란히 나 있는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 북악팔각정에서 말바위쉼터까지의 1 산책로, 하늘교에서 성북천발원지까지의 2 산책로, 북카페에서 숲속다리까지의 3 산책로 그리고 하늘마루에서 형제봉에 이르는 형제봉오름길을 뭉뚱그려 가리킨다.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는 동쪽의 하늘한마당에서부터 북악산의 가운데쯤에 있는 북악팔각정을 지나 서쪽의 창의문까지 이어져 있다. 이 산책로는 원래 없었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자동차만 다니는 길이었다. 성북구청에서 세운 기념 표석에 따르면 외국인 알란 팀블릭 씨의 건의를 받아들여 2003년에 산책로를 조성했다고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이 기나긴 길을 따라 산책을 한다.
산속 깊은 곳에 나 있는 1 산책로, 2 산책로, 3 산책로 모두 훌륭한 산길이다. 경사가 가팔라 나무데크 계단이 많기는 하나 도중 곳곳에 쉼터가 있고 특히 전망 좋은 몇 곳에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3 산책로에 있는 동마루에서의 전망은 놀랍다. 서울의 동쪽 일대가 손에 잡힐 듯이 펼쳐져 있다. 전망이 좋기로는 또한 2 산책로에 있는 하늘전망대를 빼놓을 수 없다. 어찌나 시원스러운지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늘전망대에서 남쪽으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호경암은 1968년 1.21 사태 때의 치열한 전투 흔적이 바위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이곳 2 산책로를 김신조루트라고도 한다. 호경암에서는 경복궁과 남산 등 서울의 옛 중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1 산책로의 끝 부분이면서 한양도성 성벽 옆에 있는 말바위에서는 서울 시내가 더욱 가까이 보인다.
북악하늘길에는 많은 쉼터가 있다. 다모정, 숲속마루, 하늘마루, 동마루, 하늘전망대, 남마루, 계곡마루, 서마루, 삼청각쉼터 등 이름 붙어 있는 것만 해도 적지 않은데 그밖에 이름 없는 자그만 쉼터 또한 많이 있다. 경사진 길을 오르내리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서 여간 편리하지 않다.
북악산에는 북악하늘길 외에 한양도성을 따라 난 순성길이 있다. 이 순성길을 걷기 위해서는 안내소에서 표찰을 받아서 가야 한다. 안내소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길에 들어설 수 없다. 안내소는 다섯 군데 있다. 창의문 안내소, 청운대 안내소, 곡장 안내소, 숙정문 안내소, 말바위 안내소가 그것이다. 계절에 따라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르니 미리 알고 가야 한다.
창의문 안내소를 들어서면 성곽은 가파른 경사로 북악산 정상을 향해 쌓아져 있고 순성길은 그와 나란히 나 있다. 이 급격한 경사로 중간에 돌고래쉼터, 백악쉼터가 있어 걸터앉아 쉴 수 있다. 백악마루가 북악산 정상에 있고 그곳에는 '북악산'이 아니라 '백악산'이라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청운대가 있고 좀 더 아래에 테이블이 여러 개 있는 쉼터와 화장실이 있다. 창의문 안내소에서 순례를 시작해 청운대 안내소와 곡장 안내소를 통해 북악산의 북쪽으로 나올 수도 있지만 성곽을 따라 계속 걸으면 촛대바위와 숙정문까지 이른다. 촛대바위와 숙정문 사이에는 대단히 울창한 소나무 군락지가 있다. 숙정문에서 동쪽으로 빠져서 숙정문 안내소를 통해 나오면 북악하늘길과 만난다.
숙정문에서 남쪽으로 계속 성곽을 따라 내려오면 말바위안내소를 지나 말바위에 이른다. 그곳에서 삼청공원으로 내려올 수도 있고 와룡공원 방향으로 계속 갈 수도 있다. 삼청공원에는 삼청공원 순환산책로가 있어 꽤 길게 산을 오르내리며 산책할 수 있다. 나무데크길이 잘 나 있다.
북악산은 북한산에 비하면 작지만 인왕산보다는 큰 산이다. 북악산 동쪽 끝에 있는 성북근린공원은 꽤 규모 있고 아기자기한 공원이다. 산책 코스가 다양하고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북악산의 북쪽 자락에는 정릉이 있다. 조선 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가 잠들어 있는 정릉은 면적이 상당하여 그 안에 꽤나 긴 산책로가 있다.
북악산의 북서쪽에 있는 백사실계곡과 백석동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종로구 부암동 115번지 일대는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도롱뇽, 무당개구리, 가재 등이 서식하고 소나무, 아까시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백사실계곡 상류에 능금골이 있고 아래쪽에 삼각산현통사가 있다. 또한 백석동천은 부근의 경개가 아름답기로 예전부터 유명한 곳이었다 하고 지금도 '백석동천'이라 새겨진 거대한 바위가 있다.
북악산은 그리 널리 알려진 편이 아니지만 전망만을 놓고 보면 서울의 어떤 산보다 뛰어나다. 동마루, 하늘전망대에서는 서울의 북쪽과 동쪽이 한눈에 펼쳐져 있고 호경암, 말바위에서는 서울의 도심이 지척에 있는 듯하다. 청운대, 곡장, 북악팔각정에서는 세검정과 평창동, 북한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다가온다. 북악산은 종로구의 삼청동, 부암동, 평창동과 성북구의 성북동, 정릉동 등 여러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