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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탐방록

도봉산

기암괴석이 수려한 수도의 명산

by 김세중

도봉산은 서울의 북쪽 끝에 있는 산이다. 서울시 도봉구, 양주시 장흥면, 의정부시 호원동, 흥선동에 걸쳐 있다. 강북구 우이동도 도봉산 남서쪽 끝에 일부 걸친다. 도봉산의 최고봉은 해발 740m인 자운봉이고 그밖에 만장봉, 선인봉, 신선대, 주봉, 오봉, 우이암 등 많은 봉우리가 있다.


도봉산은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는 산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서울의 대표적 명산이다. 숱한 봉우리와 바위에다 많은 계곡과 능선이 있어 등산코스가 다양하다.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아무 곳으로나 다닐 수 없고 지정된 탐방로만 이용할 수 있지만 탐방로 자체가 매우 다양하다.


도봉산은 남쪽의 북한산과 지리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가운데 있는 우이령길을 경계로 왕래가 자유롭지 않다. 다같이 북한산국립공원에 속하기는 하지만 도봉산은 북한산과 분리되어 있다. 1968년 1.21사태 전에는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으나 그 후 우이령길은 통행이 제한되었고 오늘날 낮에 예약 후 탐방이 가능하게 되었다. 도봉산의 북쪽에 사패산이 있다. 사패산은 해발 551m로 도봉산의 일부라 할만하다.


도봉산 탐방로는 산으로 올라가는 길과 낮은 곳에 나 있는 둘레길로 크게 나뉜다. 산으로 오르는 길도 여러 곳에서 시작된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길이 도봉산역에서 출발하여 능선이나 자운봉쪽으로 오르는 길이지만 도봉역, 망월사역, 회룡역에서도 도봉산 능선에 오르는 길이 있다. 또한 서쪽의 양주시 장흥면의 송추계곡에서 오를 수도 있고 북쪽 의정부시 흥선동의 안골에서 오를 수도 있다. 둘레길은 북한산둘레길 13코스부터 21코스까지가 도봉산의 둘레에 나 있다. 둘레길은 전망을 즐길 수는 없지만 숲길을 걷는 즐거움이 있다.


도봉산은 남쪽에 더 높은 북한산이 있지만 꽤 떨어져 있고 동쪽에 있는 수락산, 불암산보다 훨씬 높아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장관이다. 북쪽으로는 의정부 시내, 동쪽으로는 3번 국도변과 수도권순환고속도로, 수락산이, 서쪽으로는 장흥면 일대, 남쪽으로는 인수봉, 백운대 등 북한산 연봉이 바라보인다.


도봉산에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능선이 있다. 북쪽에서부터 사패능선, 포대능선, 도봉주능선, 우이남능선이 도봉산의 주된 산줄기이다. 이 줄기에서 서쪽으로는 오봉능선, 송추남능선이, 동쪽으로는 보문능선, 다락능선 등이 뻗어 있다. 그리고 동쪽과 서쪽으로 여러 계곡이 있다. 동쪽으로 무수골, 도봉계곡, 원도봉계곡 등이 있고 서쪽으로 송추계곡이 있다. 도봉계곡에는 다시 용어천계곡, 문사동계곡, 거북골 등이 있다.


도봉산의 선인봉, 오봉 등은 암벽등산 코스로 유명하다. 자운봉, 만장봉도 거대한 바위산이어서 암벽등산을 할 줄 모르는 일반인이 오를 수는 없다. 그러나 자운봉 바로 옆의 신선대는 해발 726m로 일반인도 오를 수 있다. 포대능선에 있는 포대정상도 누구나 오를 수 있고 이곳에서의 전망은 탁월하다. 신선대가 오르기가 조금 까다로운 반면 포대정상은 별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포대정상에서 자운봉, 신선대 사이에 Y계곡이 있다. Y계곡은 바위를 통과하는 등산로로서 등산 초심자에게는 통과하기 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안전한 우회로를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Y계곡은 우회로보다 위험하지만 거리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주말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가는 길만 통행이 허용되고 있다. 등산객이 많아 양쪽을 허용할 경우 정체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봉산 남쪽의 우이암과 오봉, 여성봉 등도 도봉산의 명소이다. 우이암은 바위의 모양이 소의 귀와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우이암 조금 아래에 원통사가 있다. 원통사의 다른 이름은 보문사이고 원통사까지 이르는 능선길이 보문능선이다. 오봉은 다섯 개의 바위가 연이어 있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푸른 숲이 우거진 산의 능선에 기묘하게 생긴 바위 봉우리가 나란히 도열해 있다. 오봉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곳에 여성봉이 있다. 여성봉은 해발 504m이다.


도봉산은 전체적으로 보아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은 산이다. 동쪽에는 많은 길이 있는 반면에 서쪽은 거의 송추계곡으로 수렴된다. 남쪽에는 우이동, 북쪽에는 의정부시 안골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도봉산역에서 출발해 도봉계곡으로 향하다 보니 국립공원에서는 '저밀접' 구간으로 탐방을 권한다. 여러 저밀접 구간이 있다.


가장 남쪽으로 도봉역 부근의 무수골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무수골은 서울에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논농사 지역이며 세종대왕의 17번째 아들인 영해군의 묘가 있는 곳이다. 이 마을은 전주이씨의 집성촌이기도 하다. 자현암을 지나 가파른 경사를 오르면 원통사에 닿고 우이암도 지나면 도봉주능선에 오른다.


도봉계곡에는 산을 향해 오르면서 여러 갈래길이 있다. 금강암 부근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면 만월암으로 향한 길이 있다. 왼쪽으로 계곡을 따라 가다 보면 왼쪽으로 성불사, 천진사 가는 길이 나 있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오른편에 성도원이 있고 좀 더 가면 마당바위로 난 갈래길이 있다. 조금 더 위로는 주봉으로 향하는 갈래길이 있다. 다시 만나는 갈래길에서 왼쪽은 우이암 방향의 길이고 오른쪽이 문사동계곡과 거북골 가는 길이다. 거북골에 거북바위와 거북샘이 있다.


거북골을 지나 능선에 이르면 길은 네 방향으로 갈라져 남쪽으로는 우이암, 서쪽으로는 오봉, 북쪽으로는 칼바위와 자운봉 방향이다. 도봉계곡에서 최고봉인 자운봉을 향해 난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특히 마당바위에서 자운봉으로 난 길이 그렇고 만월암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도 마찬가지다.


도봉산에서 또다른 험한 등산코스는 다락능선이다. 포대정상에서 동쪽으로 뻗은 능선길은 여러 군데에 암릉이 있어 주의를 기울여서 오르거나 내려와야 한다. 쇠봉이 박혀 있거나 밧줄이 매여 있어 이를 이용하면 되지만 간단치 않은 코스이다. 다락능선은 아래쪽 심원사에서부터 포대정상 부근까지 여러 곳에 암릉 구간이 있다. 다락능선을 내려오면 원도봉계곡과 만나고 길은 망월사역까지 이어진다.


망월사역에서는 안말을 지나 영산법화사 부근의 능선을 타고 포대능선에 오르는 길이 있다. 이 능선길은 암릉 구간이 한 군데밖에 없어서 다락능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포대능선 못 미쳐 헬기장처럼 보이는 넓은 터가 있고 포대능선에 이르면 조금 위쪽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이 훌륭하다.


도봉산에는 비교적 쉬운 탐방 코스로 동쪽의 회룡사와 서쪽의 송추계곡을 잇는 길이 있다. 계곡을 따라 능선까지 올랐다가 다시 반대편 계곡으로 내려가는 이 길은 다른 여러 등산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힘든 대신 이렇다 할 전망을 즐길 곳이 없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대신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적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코스는 회룡역에서 출발하여 접근할 수 있다.


도봉산에 크고 작은 수많은 절이 있다. 망월사역은 도봉산 산중에 있는 망월사의 이름을 딴 전철 역명이다. 망월사 외에 이름 있는 절만 해도 천축사, 회룡사, 원효사, 원통사 등 여럿을 들 수 있다. 광륜사, 능원사, 도봉사 등은 도봉계곡에 있는 절이고 더 위로 금강암, 성불사, 천진사 등이 있다. 성불사는 북쪽의 안골계곡에도 있다. 망월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해호선사가, 천축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니 대단히 역사가 오래다.


도봉산에 유난히 고양이들이 많이 산다. 북쪽의 사패산에도 그렇고 도봉산 마당바위 부근도 그러하다. 도처에 고양이들이 있다. 국립공원 당국의 야생생물에 대한 보호 조처로 생태계는 살아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다람쥐도 보이고 나뭇잎 속에는 도마뱀도 부시럭거린다. 수없이 많은 음식점이 밀집해 있던 송추계곡도 깨끗이 정리되어 자연이 복원되었다.


도봉산은 높은 산이다. 해발 740m의 자운봉이 있고 부근에 만장봉과 선인봉 같은 거대한 바위산이 있다. 산 아래에서 바라다보는 선인봉의 암벽은 대단히 웅장하여 신비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북한산의 인수봉과 비견된다. 도봉산은 능선에 오르는 길이 꽤나 가팔라 산행이 힘들지만 높은 곳에 오르지 않겠다면 둘레길을 걸으면 된다.


도봉산 북서쪽에 북한산둘레길 13구간인 송추마을길, 14구간 산너미길이 있고 동쪽에 15구간 안골길, 16구간 보루길, 17구간 다락원길, 18구간 도봉옛길, 19구간 방학동길, 20구간 왕실묘역길이 있다. 21구간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우이령길로 도봉산 남서쪽에 있고 북한산과의 경계를 이룬다.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는 도봉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그리고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다. 도봉산 계곡 어디에도 그 옛날의 어지러웠던 음식점 거리는 볼 수 없다. 계곡물은 맑고 탐방로는 어디든 깨끗하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능선, 그리고 거기서 다시 동서로 뻗은 능선 곳곳에 기암괴석이 있고 그곳에서의 전망은 탄성이 터져나오게 한다. 도봉산을 자꾸만 찾게 되는 이유다.

2021. 3. 13. & 3. 14. & 3. 15. & 3. 17. & 3. 19. & 3. 20. &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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