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은 서울시 종로구와 성북구에 걸쳐 있는 산이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낙산은 서쪽은 종로구 혜화동, 동숭동, 이화동, 충신동이고 동쪽은 종로구 창신동과 성북구 삼선동이다. 낙산의 서쪽에 대학로가 있고 동쪽에는 창신동 단독주택가와 삼선동의 한성대학교가 있다.
낙산은 조선 건국 시기에 정도전이 북악산을 주산으로 하여 도읍을 정하고 경복궁을 자리잡았을 때 좌청룡으로 삼은 산이다. 우백호가 서쪽의 인왕산, 남주작이 남쪽의 남산, 북현무는 북악산이었다. 낙산은 해발 124m에 불과해 해발 338m인 인왕산에 비해 현저히 낮고 규모가 작아 균형이 맞지는 않는다.
어쨌든 낙산은 오늘날 거의 산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산 밑까지 주택들이 들어차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꽤 넓은 지역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당쟁의 뿌리인 동인과 서인의 유래를 보면 동인의 거두 김효원이 동쪽 낙산에 살았고 서인의 우두머리 심의겸이 서쪽 정릉방(오늘날의 정동 부근)에 살았기 때문에 각각 동인, 서인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낙산 아래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사저였던 이화장이 있다.
낙산에는 한양도성이 지나갔고 지금 한양도성은 깔끔하게 복원되어 옛 모습을 재현하였다. 낙산의 남쪽 끝 무렵 동대문 근처에는 한양도성박물관이 있다. 도성 가로는 순성길이 나 있다. 성 바깥에는 외부 순성길이 있고 성 안쪽에는 내부 순성길이 있다. 그리고 성을 드나들 수 있도록 암문이 세 군데 나 있다. 외부 순성길은 북쪽으로 혜화문까지 이어지지만 내부 순성길은 가톨릭대학교 캠퍼스와 만나는 곳에서 끝난다.
낙산은 오늘날 낙산 중심부의 낙산공원만 남기고는 모두 주택가로 변했다. 대신 낙산공원은 아주 깔끔하게 단장되어 훌륭한 산책 공간이 되어 있다. 낙산공원에 길이 아주 다양하게 나 있고 볼거리가 제법 많다. 우선 넓은 공간으로 놀이마당, 제1전망광장, 제2전망광장, 제3전망광장, 중앙광장이 있다.
놀이마당 위쪽으로 가장 높은 지대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은 물론이고 저 멀리 도봉산도 살짝 보인다. 남쪽으로는 남산이 가까이 있다. 이곳은 멋진 야경을 제공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낙산공원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중앙광장에는 낙산전시관이 있고 그 옆에 카페가 있다. 낙산공원은 비스듬히 경사져 있어서 고도에 따라 여러 겹의 산책로가 나 있다. 숲속에는 짧지만 흙길도 있어 수림 사이를 걸어볼 수 있다. 중앙광장에서 놀이마당까지 계단을 걸어서 바로 올라갈 수도 있다.
낙산공원에는 팔각정인 낙산정이 있다. 낙산정에서는 북서쪽으로 북악산이 보이고 그 사이에 후원, 창경궁 그리고 연건동, 동숭동, 혜화동 일대가 펼쳐져 있다. 낙산정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홍덕이밭이 있다. 홍덕이밭은 병자호란 때 볼모로 청나라 심양에 잡혀갔던 봉림대군이 나인 홍덕이 담가준 김치 맛을 잊지 못해 한양에 돌아온 뒤에도 홍덕이에게 낙산에 밭을 주어 김치를 담게 했다는 밭이다.
낙산에 낙산공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낙산성곽길을 따라 이화동벽화마을에 가면 마치 동화 속의 풍경을 접하는 듯하다. 아기자기한 작은 가게, 카페가 여간 흥미롭지 않다. 북쪽으로 낙산성곽길을 걷다가 만나는 장수마을, 369마을도 매우 특색 있다. 낙산성곽길을 걷노라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것만 같다. 낙산은 동대문, 혜화동로터리, 대학로, 삼선교 등에서 오를 수 있다.
2021.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