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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탐방록

북한산 탐방길 3

북한산우이역 - 백운봉암문 - 백운대 -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by 김세중

북한산에 등산로가 참으로 다양하지만 정상인 백운대를 밟고 오는 대표적 코스로 우이동에서 오르기 시작해 백운대를 보고 반대편 진관동 북한산성 입구로 내려오는 코스가 있다. 북한산의 다른 지역은 보지 못하지만 백운대에 오르는 코스로 비교적 짧은 코스라 할만하다. 다만 경사가 가팔라 수월한 코스는 아니다.


이 코스는 우이동에서 올라 반대편 북한산성 입구로 내려올 수도 있고 반대로 북한산성 입구에서 오르기 시작해 우이동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올라오든 백운봉암문을 지나게 된다. 북한산성 입구에서 오를 때 백운봉암문에 다다르기 전 약 1km가 매우 가팔라서 상당히 힘들다. 우이동에서 오르는 길이 상대적으로 덜 가파르다.


우이동에서 오를 경우 출발점은 보통 북한산우이역에서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상가를 지나면 오른편으로 공원이 나타나면서 공원 초입에 사직 찍기 좋은 곳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과연 고개를 들면 저 멀리 우뚝 선 인수봉과 백운대를 볼 수 있다. 그곳을 지나면 북한산국립공원우이분소와 북한산둘레길운영단이 나타나고 그곳에서부터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탐방로는 우이천을 따라 차도 옆으로 나 있다.


차도가 갈라지는 지점에서 탐방로도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 계단으로 오르면 능선길이고 그냥 직진하면 차로 옆으로 난 고무가 깔린 길이다. 두 길은 나중에 결국 만난다. 고무가 깔린 길은 차로와 나란히 이어지다가 도선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백운탐방지원센터와 만나는데 그곳에서부터는 본격적인 등산로이다. 다. 이 등산로는 잠시 후 능선길과 합류하면서 제법 가팔라지고 하루재에 이르게 된다.


하루재에서는 부근의 영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져 있다. 백운대로 가는 길은 잠시 내리막이었다가 인수대피소를 만나면서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인수대피소에는 산악구조대가 있다. 이곳에 마지막 화장실이 있고 부근에 인수암 절이 있다. 암벽등반의 성지인 인수봉은 바로 앞에 우뚝 버티고 서 있다. 계단길과 등산로가 번갈아 이어지다가 백운대피소에 이르게 된다.


백운대피소에서는 백운봉암문이 그리 멀지 않다. 백운봉암문에서 백운대까지 약 300m는 가파른 험로로 쇠봉이 줄곧 박혀 있어 조심해서 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평일에는 별로 정체가 심하지 않으나 주말에는 올라가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엉켜서 심각한 정체가 빚어지는 게 보통이다. 백운대 정상에는 정상 표지석이 있고 836m라 적혀 있다.


백운대 정상에는 3.1운동 암각문이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3.1운동 후에 새겨진 것으로 보이는 이 암각문에는 독립선언문이 기미년 2월 10일 최남선이 작성했고 3월 1일 탐동공원에서 독립선언만세를 불렀다는 내용이 한자로 기록되어 있다. 좀 더 아래에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조국강산 겨레도 나라도 하나이기에 피와 사랑으로 한 덩이 되어 우리 손으로 통일을 이루오리다'라는 노산 이은상이 짓고 일중 김충현이 쓴 통일서원이 새겨져 있다.


백운대 정상은 부근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에 북쪽으로는 인수봉과 도봉산 오봉,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 보임은 물론 동쪽으로 수락산과 불암산, 남쪽으로 비봉능선과 의상능선이 다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에는 만경대가 우뚝 서 있고 노적봉이 그 아래에 있다. 서쪽 아래로는 염초봉과 원효봉이 우뚝 서 있다. 북한산은 서울의 서쪽 어디서든 보이고 심지어 문산에서도 보이는데 그 정상인 백운대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대단함은 말로 형언키 어렵다. 날이 맑으면 개성 송악산도 보였다고 하나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 그런 광경을 보기란 쉽지 않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백운대 정상은 비교적 공간이 좁아 오래 머물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꾸준히 올라오기 때문이다. 대신 좀 아래에 굉장히 넓은 평퍼짐한 바위가 있어 많은 사람이 이곳에 앉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싸온 음식을 먹기도 하고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보고 놀라기도 한다. 백운대에서는 건너편 인수봉에서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곳곳의 암벽에 클라이머들이 있다.


백운봉암문으로 다시 내려와 북한산성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꽤나 가파르다. 대동사를 지나서야 조금 경사가 누그러진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가 원효봉으로 가는 갈래길을 만난다. 상운교를 건너면 원효봉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그냥 계속 내려오면 보리사 아래를 지나고 그곳에서는 북한산계곡 탐방로와 만나게 된다. 새마을교를 지나 계곡탐방로로 내려서거나 대서문길로 가거나 선택할 수 있다. 대서문길은 자동차가 다니는 포장도로이지만 대서문을 볼 수 있고 그 전에는 무량사를 지난다. 도중에 자연관찰로로 빠져서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에 이를 수도 있다.


우이동에서 백운대에 올랐다가 진관동 북한산성 입구로 내려오는 코스는 북한산 정상을 보고 오는 최단 코스이다. 북한산성 입구에서 출발해 우이동으로 내려올 수도 있는데 백운봉암문에 이르기 전 가파른 경사를 각오해야 한다. 서울에 산다면 1년에 한번쯤은 백운대를 오름직하다고 흔히 말한다. 그만큼 백운대에서의 조망은 시원스럽고 짜릿한 느낌을 준다. 서울에 북한산이 있고 그 정상은 백운대이다.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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