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원효봉 - 백운봉암문 - 밤골계곡 - 효자동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 아래로는 염초봉, 원효봉이 뻗어 있다. 염초봉은 등산 금지 구역이지만 원효봉은 개방되어 있다. 북한산성 입구 부근의 고양시 덕양구 효자동에서 출발해 능선을 따라 원효봉에 오른 뒤 다시 북한산 계곡으로 내려와 백운봉암문에 이르고 이어서 밤골계곡으로 내려와 효자동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약 10km에 이르는데 힘든 만큼 누리는 즐거움도 크다. 능선길에서는 빼어난 전망을, 계곡길에서는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계곡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효자동에서 원효봉까지는 줄곧 능선을 따라 오르게 되는데 원효암을 지나 원효대에서의 조망이 시원스럽고 좀 더 위에 있는 원효봉에서는 백운대가 한결 가까이 보인다. 좁디좁은 원효대와 달리 해발 505m의 원효봉은 공간이 매우 넓어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 쉴 수 있고 북한산의 웬만한 곳은 다 눈에 들어온다. 의상능선은 물론 북한산주능선 위의 동장대까지 보인다.
원효봉에서는 내리막이 시작되고 북문을 지나면 더욱 가파른 내리막이고 계곡에 이르러서야 다시 백운봉암문을 향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백운봉암문까지의 오르막길은 경사가 무척 가파른데다 구간이 꽤 길어서 인내심을 요한다. 도중에 왼편으로 대동사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길이다.
백운봉암문에 이르면 내친 김에 백운대까지 다녀올 수도 있고 백운대를 생략하고 밤골로 향할 수도 있다. 백운대 아래의 밤골 가는 길을 따라 돌길을 오르면 좁은 틈새의 바위를 통과하면서부터 밤골로 향하는 가파른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이 내리막길은 매우 경사진 돌길이어서 험로다. 길가 바위 아래에 샘물이 고여 있고 물을 마실 수 있는 긴 자루가 달린 국자가 놓여 있다. 해발 600m 가까운 곳에 위치한 샘의 물은 여간 차지 않다.
샘터를 지나 얼마 가지 않아 갈림길이 있다. 밤골공원지킴터와 사기막공원지킴터로 갈라지는 길이다. 밤골공원지킴터 방향의 길은 밤골계곡으로 내려가는 계곡길이고, 사기막공원지킴터 방향의 길은 숨은벽능선 가는 길이다. 계곡길로 가면 밤골계곡의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을 만날 수 있고 숨은벽능선으로 가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숨은벽과 갖가지 바위들의 형상을 볼 수 있다.
밤골계곡은 해발 500m 밑으로 내려와야 만날 수 있다. 그 이전의 계곡길은 아직 계곡물은 보이지 않고 험난한 돌길이 이어진다. 경사가 가파른 데다 크고 작은 돌들이 가득해 걷기가 꽤나 거북하다. 차츰 내려오면서 계곡물도 만나게 되고 깨끗한 계곡의 모습에 감탄이 터져 나온다. 밤골계곡은 북한산 곳곳의 다른 계곡들보다 물소리가 우렁차고 물줄기가 힘차다. 계곡의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일 것이다.
돌길이 이어지던 계곡길은 해발 300m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흙길로 바뀌기 시작한다. 한결 걷기가 편해진다. 밤골공원지킴터를 지나면 북한산국사당이고 곧이어 북한산둘레길 11구간인 효자길과 만난다. 밤골계곡은 인적이 드문 편이어서 호젓함을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대 방향으로의 탐방도 물론 가능하다.
2021.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