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 기자능선 - 향로봉 - 탕춘대능선 - 홍지문
북한산 남서쪽에 동서로 길게 뻗은 능선이 비봉능선이고 비봉능선에서 갈라져 나온 능선으로 북쪽의 기자능선과 남쪽의 탕춘대능선이 있다. 기자능선과 탕춘대능선이 만나는 곳에 향로봉이 우뚝 서 있다. 해발 535m이다. 기자능선에서 펼쳐지는 북한산 여러 봉우리들의 모습은 장관이다.
기자능선은 북한산주능선, 의상능선, 응봉능선과 평행을 이루며 북한산 남서쪽 끝을 달린다. 이들 능선에 비해 높이도 낮고 길이도 짧은 편이지만 시야는 탁 트였고 보이는 광경은 장엄하다. 기자능선은 은평뉴타운 기자촌이나 제각말에서 오를 수 있다. 처음에는 골을 타고 오르다 어느 순간 기자능선에 오르게 되면서 시원한 전망을 만나게 된다.
기자능선에 대단히 넓은 공간이 있다. 발바닥바위라고 네이버 지도에 표시된 곳으로 그곳에서 계속 향로봉 방향으로 오르면서 다른 지도에 기자봉, 진관봉, 삼각점봉이라 표시된 곳을 지나고 향로봉삼거리에 다다르면서 비봉능선과 만난다. 향로봉은 향로봉삼거리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향로봉은 비봉능선에서 족두리봉과 비봉 사이에 있다. 비봉능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이라 할만하다. 향로봉에서는 서쪽으로 족두리봉이 내려다보이고 북쪽과 동쪽으로는 백운대, 만경대, 의상능선의 여러 봉우리들, 응봉능선, 비봉 등이 다 보이니 장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남쪽으로는 구기동, 세검정과 북악산과 인왕산, 안산, 남산 등이 눈에 들어온다. 비봉이 거대한 바위여서 오르기가 조심스럽다면 향로봉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향로봉삼거리에서 비봉능선을 따라 조금 가다가 남쪽으로 골을 따라 내려가면 구기동 방향이다. 길은 도중에 갈라지는데 상명대학교 방향으로 가면 탕춘대능선에 이른다. 탕춘대성은 조선시대 숙종 때 인왕산 기차바위에서 향로봉까지 쌓은 성으로 지금도 성이 남아 있고 성을 따라 난 길을 옛성길이라 한다. 탐방로는 향로봉 아래에서 남쪽으로 줄기차게 나 있어 탕춘대암문을 지나 홍지문까지 이어져 있다.
향로봉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곳이 탕춘대능선 향로봉 아래이다. 향로봉을 배경으로 성벽에 걸터앉아 구기동 방향으로 펼쳐진 숲을 내려다보노라면 그 시원스런 모습에 절로 빠져든다. 탕춘대능선은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평탄해 걷기가 편하다. 상명대학교 옆을 지나 계속 내려가면 탕방로는 세검정로까지 이어진다. 세검정로에 옥천암과 홍지문이 있다.
기자능선은 가파른 대신 빼어난 경관을 보여주고 탕춘대능선은 완만한 대신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해준다. 길이가 9km에 가까우니 대여섯 시간은 잡아야 한다. 하루의 하이킹 코스로 적당하다. 비봉이나 문수봉까지 가지 않고도 북한산의 면모를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곳이 향로봉이다. 탕춘대능선에서 향로봉을 오른 뒤 기자능선으로 하산하는 것도 물론 훌륭한 탐방이 된다.
2021.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