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우이역 - 평창동 (북한산둘레길 1~5구간)
도봉산 지역을 뺀 북한산둘레길이 개통된 것이 2010년 8월 30일이다. 이듬해에는 도봉산 지역까지 완전히 개통되었다. 총 21개 구간으로 이루어진 북한산둘레길은 이제 수많은 시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탐방길로 자리잡았다. 북한산의 높은 봉우리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를 맘껏 느낄 수 있는 북한산둘레길은 명품길이라 할만하다.
1구간은 북한산우이역에서 남쪽으로 솔밭근린공원까지 3.1km로 소나무숲길이라 한다. 북한산우이역에서 출발할 경우 북쪽으로 조금 가다가 왼쪽으로 계천을 따라 난 길이 북한산둘레길이다. 북한산국립공원우이분소를 끼고 돌아서 손병희 선생 묘소 옆으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된다. 1구간에는 그다지 높은 언덕이 없어 걷기 편하다. 박을복자수박물관을 지나면 솔밭근린공원이 나타나고 공원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솔밭근린공원을 나와서 200m쯤 가면 길 왼편으로 2구간인 순례길이 시작된다. 2구간은 2.3km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산길을 걷다가 보면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그곳에서는 국립4.19민주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면 상당히 규모가 큰 사찰인 보광사가 있다. 그리고 도시텃밭인 강북도시농업체험장이 있다. 넓은 밭이 구획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채소를 가꾸는 곳이다.
2구간을 순례길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곳에 많은 선열, 애국지사들의 묘가 있기 때문이다. 이준 열사를 비롯하여 김도연, 서상일, 김창숙, 양일동, 유림, 이시영, 김병로, 신익희, 신하균, 신숙 등의 묘소가 있다. 순례길은 초대길이라 불리기도 한다. 초대 검사 이준,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초대 부통령 이시영 등 대한민국 주요 직책의 초대를 지낸 분들의 묘가 있어서다. 근현대사기념관 앞 길에 애국지사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이준 열사의 묘에는 홍살문이 있고 안으로 들어서면 길가에 이준 열사의 어록이 돌에 새겨져 있는데 매우 감동적이다.
3구간은 국립통일교육원부터 강북구가 끝나고 성북구가 시작되는 북한산생태숲까지 4.1km로 흰구름길이라 불린다. 1, 2구간에 비해 길 뿐 아니라 높은 언덕이 있어 약간 힘들다. 냉골, 화계사, 빨래골 등을 차례로 지나게 되는데 모두 북한산 칼바위능선으로 가는 길이다. 3구간에는 도중에 전망대가 우뚝 서 있기도 하고 전망데크가 있어 도봉산, 백운대와 인수봉, 그리고 수락산과 불암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3구간의 끝 부분에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 삼각산도시자연공원이 그것으로 부근에 대단위 아파트인 벽산아파트 단지가 있다. 아름답게 꾸며진 공원은 산책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바람소리숲 안에는 솔샘발원지가 있다. 유아숲체험장이 있는가 하면 생태연못이 있다.
곧이어 강북구에서 성북구로 바뀌면서 북한산둘레길 4구간이 시작된다. 4구간은 솔샘길로 불리는데 길이는 2.1km로 비교적 짧다. 4구간 시작되는 지점은 곳곳으로 길이 뻗어져 있다. 북쪽 칼바위능선 방향으로 북한산자락길이 있고 무장애 나무데크길도 있다. 가까이에 태교숲, 유아체험숲이 있고 솔샘마당이 있다. 걷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다채롭게 마련되어 있다. 정릉초등학교 건너편에는 북악산이 바라보이는 탁 트인 곳에 널따란 쉼터도 있다. 4구간의 나머지 구간은 주택가와 정릉주차장까지의 보국문로이다.
북한산둘레길 5구간은 명상길로 정릉주차장에서 평창동 형제봉 입구까지의 2.4km이다. 명상에 젖을 수 있을 만큼 호젓한 길이다. 다만 간간이 차소리가 크게 들려 명상을 방해하기도 한다. 내부순환도로나 정릉로에서 들려오는 소리일 것이다. 명상길은 도중에 영불사, 형제봉으로 향하는 등산로와 만나기도 한다. 명상길이 끝나갈 무렵에는 길 옆에 대단히 큰 바위들이 있다.
5구간이 끝나면 6구간인 평창마을길이 시작된다. 평창마을길은 5km로 상당히 긴 편이다. 북한산 남쪽 평창동의 주택가에 난 길로 모두 포장도로이다. 둘레길이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5구간과 7구간을 잇는 길은 이 길뿐이어서 어쩔 수가 없다. 도중에 평창공원지킴터가 있고 등산로를 따라 가면 일선사, 대성문에 이른다.
북한산둘레길 1-5구간은 끊임없이 오르고 내림이 반복되어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숲은 대단히 울창하다. 곳곳에 전망데크가 있고 쉼터가 있다. 순례길에서는 애국지사들을 만날 수 있고 특히 이준 열사의 묘는 장엄하다. 3구간과 4구간이 만나는 정릉초등학교 부근은 아름다운 공원, 잘 단장된 자락길, 우거진 숲이 있어 휴식하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2021.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