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 북한산탐방지원센터 (북한산둘레길 6~10구간)
북한산둘레길 6-12구간은 1-5구간처럼 북한산 자락에 있는 둘레길이다. 이에 반해 13구간부터 20구간까지는 도봉산 자락에 있다. 마지막 21구간은 북한산과 도봉산의 경계에 있다. 6구간부터 12구간까지 중에서 서울시에 속한 구간은 6-9구간까지와 10구간의 절반 정도이다. 10구간의 나머지와 11, 12구간은 경기도 고양시와 양주시에 속한다.
북한산둘레길 6구간은 평창마을길로 북한산의 남쪽에 자리한다. 길이는 5km로 상당히 긴 편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포장도로이다. 이 구간은 평창동 주택가를 지난다. 흙길이 없으므로 둘레길 치고는 꽤 삭막한 느낌이 든다. 주택가 도로다 보니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위험하지는 않다. 간간이 북쪽으로 보현봉이 보이고 반대쪽으로는 북악산 능선이 보인다. 6구간의 서쪽 끝 부분은 평창동에서 구기동으로 바뀌고 이북5도청 입구인 구기터널 삼거리에서 서쪽의 구기터널 방향으로 접어들어 얼마 가지 않아 옛성길인 7구간으로 바뀐다.
7구간부터는 다시 산길이다. 7구간 옛성길은 2.7km로 구기터널 삼거리에서부터 불광동 북한산생태공원까지이다. 이 구간을 옛성길이라 하는 것은 이 구간 가운데로 탕춘대성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탕춘대성은 조선 숙종 때 서울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여 쌓은 성으로 인왕산 기차바위에서 북한산 비봉까지 이어져 있다. 탕춘대성암문이 7구간 옛성길에 있다.
옛성길은 동쪽의 구기터널 부근과 서쪽의 장미공원 부근만 가파를 뿐 그 사이는 경사가 별로 없는 평탄한 구간으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도중에 북한산의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등을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지점이 두 군데 있다. 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장미공원은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는데 공원에 거북약수터가 있다. 7구간은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을 건너 북한산생태공원까지이다.
장미공원 맞은편의 북한산생태공원은 경사진 언덕에 있고 조경이 잘 되어 있어 매우 운치 있다. 언덕을 올라 산으로 들어서면서 구름장원길인 8구간이 시작된다. 8구간은 북한산생태공원 북쪽에서 진관생태다리까지로 5.2km이다. 북한산둘레길 중에서 매우 긴 편에 속한다. 마치 구름 속에 있는 정원처럼 보이는 지점이 여럿 있다. 산자락에 놓인 나무데크길을 지날 때 그런 느낌을 받는다. 8구간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이 이어지면서 지루한 느낌이 들 새가 없다.
불광중학교 후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울창한 숲이 계속된다. 폭포동힐스테이트아파트 단지 부근에 이르면 숲은 더욱 울창해지고 계곡을 만날 수 있다. 선림사 부근의 숲속에는 많은 사람이 쉴 수 있는 널찍한 쉼터가 있다. 숲속길을 지나면 능선에 오르게 되고 갈대밭 앞에 전망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저 멀리 족두리봉이 바라보인다.
전망쉼터를 지나면 왼쪽으로 기자촌1구역근린공원이 둘레길 옆에 있다. 널찍한 공원은 시원한 느낌을 주고 조경이 매우 훌륭하다. 8구간 구름정원길은 진관생태다리에서 끝난다. 생태다리 부근에 화의군이영묘역이 있다. 화의군은 세종대왕과 영빈 진주강씨 사이에서 난 왕자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에 참여했고 단종 복위에 찬동했기 때문에 이복형인 세조에 의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태다리에서 8구간인 구름정원길은 끝나고 9구간인 마실길이 시작된다. 9구간은 생태다리에서 은평한옥마을 옆을 지나 방패교육대 앞까지이며 1.5km로 비교적 짧다. 9구간은 6구간처럼 거의 대부분이 포장도로이다. 9구간은 진관사 입구를 지난다. 진관사 입구에서 삼천사 입구까지는 비록 짧지만 아름드리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고 계곡 옆에는 예전부터 있었던 음식점들이 있다.
10구간은 내시묘역길로 방패교육대 앞에서부터 효자동공설묘지까지이고 3.5km이다. 도중에 여기소, 백화사,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등이 있다. 이 구간에 조선시대 내시들의 묘가 많이 있어 내시묘역길이라 한다. 방패교육대 앞부터 백화사까지는 포장도로이지만 백화사를 지나면서는 산길로 접어든다. 산길 도중에 경천군송금물침비가 있다. 광해군이 일본과의 화평 교섭에 공을 세운 경천군에게 하사한 땅에 세워진 비로 경천군의 땅에 있는 소나무를 베지 말라는 뜻이다.
10구간은 효자동공설묘지까지인데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부근 북한산초등학교까지가 서울시에 속한다. 그 후로는 경기도 고양시이다. 백화사에서는 의상봉이 지척에 있고 북한산의 최고봉인 백운대와 그 옆의 만경대도 매우 가까이 다가와 있다. 둘레길에서 의상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기도 하다.
6. 7구간이 북한산의 남쪽 끝에 있다면 8, 9, 10구간은 북한산의 서쪽 자락을 달린다. 은평구의 불광동과 진관동에 걸쳐 있는 8구간인 구름정원길은 코스가 아기자기한 데다 울창한 숲이 곳곳에 있어 진한 녹음을 느낄 수 있다. 7구간인 옛성길은 양쪽 끝 외에는 길이 평탄하여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옛성길과 구름정원길은 북한산둘레길 중에서도 손꼽히는 훌륭한 탐방로이다.
2021.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