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북쪽 끝에 관악산공원이 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있다. 관악산공원 초입에 아름다운 한옥 건물인 관악산관문이 있는데 관악산의 여러 산행 들머리 중에서 관악산관문이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들머리가 아닐까 한다.
관악산 입구인 관악산관문에서 출발하여 연주대나 연주암으로 가는 많은 길이 있지만 무너미고개까지 간 뒤 학바위능선을 타고 KBS송신소 앞까지 이른 뒤 관악산 남쪽 화학융합시험연구원으로 내려오는 것도 훌륭한 탐방길이다. 물론 과천에서 출발해 반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관악산관문에서 시작되는 관악산공원은 풍치가 대단히 아름답다. 이 관악산 계곡 나들길은 무척 넓고 길게 뻗어 있다. 숲속에 야외식물원이 있는가 하면 그곳을 지나면 호수공원이 있다. 호수공원에는 청둥오리들이 노닐고 한쪽 끝에는 화려한 사각 정자가 세워져 있으니 자하정이다.
호수공원을 지나 계속 남쪽으로 가면 어느덧 넓은 쉼터가 나오고 그곳이 제4쉼터로 부근에 제4야영장이 있다. 지도에는 수중동산이라 표시되어 있다. 연주대로 가려면 좌측 동쪽으로 들어서야 무너미고개로 가려면 계속 남쪽으로 직진한다. 무너미고개는 삼거리약수터를 지나면 나타난다. 좁은 통로에 위치한 무너미고개는 길이 동서남북 네 갈래로 갈라지는 곳이다. 학바위능선은 무너미고개에서 동쪽으로 난 오르막길로 올라서서 가게 된다.
처음에는 수풀 속을 계속 걷지만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인 곳이 나타나고 건너편에 삼성산이 우뚝 서 있음을 보게 된다. 그 뒤로 차차 고도가 높아지면서 학바위에 이르게 되는데 그 부근에서의 전망은 실로 대단하다. 저 멀리 인천의 계양산이 보이는가 하면 북쪽으로는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이 보인다. 남산은 매우 야트막하게 자리잡고 있다. 서울의 남서쪽인 금천구, 구로구, 양천구, 강서구, 영등포구, 관악구가 이곳만큼 일목요연하게 보이는 곳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망을 즐기다 계속 능선을 따라 오르면 KBS송신소 아래까지 이르고 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과천 문원폭포, 마당바위 방향으로 내려가는 능선으로 빠진다. 산자능선이다. 이곳은 사람이 별로 없고 자칫 길을 놓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마당바위에 이르면 비로소 길이 매우 넓어진다. 관악산 산불 초소를 지나 화학융합시험연구원, 국사편찬위원회를 차례로 지나면 정부과천청사역에 이르게 된다.
호수공원이 있는 관악산공원은 숲이 울창하고 곳곳에 쉼터가 있다. 기나긴 관악산 계곡 나들길은 평탄한 편이고 무너미고개에서 시작되는 학바위능선길은 계속되는 오르막길이다. 능선에서 펼쳐지는 전망은 비길 데 없이 시원스럽다. 반대쪽 과천 방향으로도 청계산과 구룡산, 대모산, 백운산이 펼쳐지는 조망점이 있다. 관악산은 과연 큰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