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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26. 2022

언론 자유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바야흐로 언론 자유가 만개했다. 특히 인터넷언론이 생겨나고부턴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들었다. 만 개가 넘는다고 하니 말이다. 


언론 자유를 원 없이 누리고는 있지만 반대로 폐해도 있다. 무엇보다 엉터리 뉴스가 많다.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사실인 양 퍼뜨리는 가짜뉴스도 있을 테고 일부러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사실 확인을 제대로 않고 쓴 엉터리 뉴스도 있다. 오늘 이런 기사를 보았다.



기사 제목에 황교안 전 의원이라 돼 있었다. 황교안 전 의원은 없다. 법무부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씨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서 떨어진 적이 있을 뿐 당선된 적이 없다. 당선된 적이 없으니 전 의원이 아니다. 그런데 황교안 전 의원이라 했다. 그대로 믿는 독자가 있지 않겠나. 그걸 믿는 독자는 딴 사람에게 그걸 옮길 테고...


신문은 정확성이 생명이다. 사실을 전달해야지 사실이 아닌 걸 전해서야 되겠는가. 아마 기사 쓴 이나 제목을 단 편집자가 일부러 사실이 아닌 뉴스를 전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이 잘못돼서 그랬을 것이다. 어쨌거나 피해를 보는 독자가 생긴다.


기사 내용이 엉터리인 경우도 문제지만 표현이 문법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오늘 이런 기사를 보았다.



'기쁘지 않'에 깜짝 놀랐다. '기쁘다'는 형용사이고 형용사의 현재 관형형 어미는 '-ㄴ/은'이지 '-'이 아니다. 동사일 때 현재 관형형 어미가 '는'이다. '기쁘지 않'이라 해야 할 것을 '기쁘지 않'이라 했다. 


'기쁘지 않는'을 보고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제목을 달았을까.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이 신문사에 취업해서 기사 제목를 달았을까. 답을 얻지 못했다. 저 신문사에는 사람이 없나? 잘못 올라간 기사를 바로잡을 생각을 안 하나? 일단 올라가면 그걸로 끝인가? 의문이 이어졌다.


매체가 워낙 많으니 아마 변변한 사무실도 없는 1인 매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데서 양질의 기사가 나오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언론사 허가권을 정부가 틀어쥐고 일일이 심사해서 허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유를 만끽하되 자정 기능이 좀 잘 작동했으면 좋겠다. 그게 잘 안 되는 거 같다. 자유를 실컷 누리고는 있는데 환경이 너무 혼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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