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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27. 2022

과도한 정보화

개인 정보를 파는 사회

대학 동창에게서 카톡으로 청첩장이 왔다. 아들이 11월에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했다. 딸려 온 사진을 보니 며느릿감이 백인 아가씨다. 아들을 미국 유학 보냈더니 백인 아가씨를 사귄 모양이고 결혼까지 이른 것이다. 


청첩장을 보니 결혼식 장소가 나와 있었다. 구글 지도에 들어가 어디인지 찾아 보았다. 오클라호마시티 외곽의 B & B였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듯 B & B 이름이 중국어였다. Wangshi라고...


동창은 친구들에게 청첩장을 보냈지만 결혼식에 참석해달라고 청첩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코로나가 풀렸다고 하지만 미국까지 친구 아들 결혼식 보러 갈 사람이 있겠나. 그냥 아들이 결혼함을 알리는 것이었으리라.


재미있다. 결혼식 장소 주소를 보내 주었으니 구글 지도로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earth.google.com으로 들어가니 3차원 지도에서 더 실감 나게 그곳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외 평탄한 지대의 한적한 집이었다.


청첩장에 신부와 신부 아버지 이름까지 밝혔기에 이번에는 인명 정보 사이트에 들어가 신부와 신부 아버지 이름을 넣었는데 거기에 그들의 집 주소가 나왔다. 오클라호마주의 어느 시골 마을에 살고 있었다. 신부와 신부 아버지의 집 주소가 같았으니 과연 부녀가 맞았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기 어렵다. 개인 정보가 미주알 고주알 다 까발려져 있어서다. 이름을 넣으면 그 사람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나오는 건 기본이고 약간의 돈을 지불하면 신용정보, 범죄정보 등 실로 깜짝 놀랄만한 개인 정보가 줄줄이 나오니 말이다. ... 아무리 자본주의가 발달했기로소니 이래서야 되겠는가.


한국도 IT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나라로 알고 있다. 인터넷 속도가 장난 아니다. 그러나 미국처럼 개인 정보가 함부로 공개돼 있진 않다. 예전에 그 흔했던 전화번호부 책도 이젠 없다. 병원엘 가도 사람 이름 대신에 번호가 뜬다. 그런 점에서 미국보다 살기 좋은 사회라 생각되어 안도한다. 부디 닮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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