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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28. 2022

수낵

영국에 새 총리가 탄생했다. 올해 벌써 세 명의 총리다.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낵. 리시 수낵은 영국 최초의 아시아계 총리인 데다 210년만의 최연소 총리란다. 여러 가지로 기록을 세웠다.


그가 인도계라고 해서 가계가 궁금했다. 여러 기사를 뒤져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많다. 리시 수낵이 인도계라고는 하지만 인도와는 거리가 있다. 그의 할아버지인 람다스 수낵이 인도를 떠나 아프리카 케냐로 이민간 것이 1935년이란다. 


람다스 수낵은 인도의 구지란왈라에서 케냐로 이민갔는데 구지란왈라는 지금 파키스탄에 있는 도시다. 람다스 수낵이 1935년 아프리카로 떠났을 때는 파키스탄이란 나라는 없었다. 인도가 있을 뿐이었고 그나마 영국의 식민지였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갈라졌다.


람다스 수낵 부부는 1949년에 케냐에서 리시 수낵의 아버지인 야슈비르 수낵을 낳았다. 람다스 수낵은 1966년 다시 가족을 이끌고 케냐에서 영국으로 이민갔다. 그리고 아들 야슈비르 수낵은 1977년 탄자니아 출신 인도계 여인 우샤 수낵과 결혼해 1980년에 장남 리시 수낵을 낳았다. 


리시 수낵은 영국 남부의 항구 도시 사우샘프턴에서 태어났고 의사인 아버지, 약사인 어머니의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옥스퍼드대학을 나오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유학했다.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 스탠퍼드에서 유학하는 동안 인도 출신의 재벌 딸과 만나 결혼하게 된다. 평범한 약국집 아들이었던 수낵이 지금 6조의 재산가인 것은 처가 덕임은 물론이다.


리시 수낵을 인도계라고는 하지만 그는 인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할아버지의 고향인 구지란왈라에 가보긴 했을까. 그나마 지금은 인도가 아니라 파키스탄이다. 아버지조차 케냐 태생인 수낵이 인도에 대해 그리 애착이 있을 거 같지 않다. 그는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를 나온 최고의 엘리트다. 뼛속까지 영국인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출신이 어딘지가 대수랴. 케냐가 뿌리인 오바마도 미국 대통령을 8년이나 했다. 미국을 이끌었다. 리시 수낵이 영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바란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는 옛날 이야기지만 영국은 여전히 세계의 지도적 국가가 아닌가. 전임자처럼 단명하지 않았으면 한다.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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