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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28. 2022

기아 챌린지

허술한 잠금 장치가 낳은 비극

현대자동차가 포니를 만들어 미국에 수출한 게 1970년대 후반이다. 값이 저렴해서 미국 저소득층이 주로 샀단다. 당시에 현대차 하면 싸구려차의 대명사였다. 세월이 흘러 지금 현대차와 기아는 고급 브랜드다. 시장 점유율도 엄청 높다. 가히 상전벽해라 하겠다.


그런데 차의 성능은 대단히 좋아졌지만 잠금 장치가 허술한 모양이다. 바야흐로 미국에 기아차, 현대차 훔치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 가리키는 Kia Challenge라는 말까지 생겨났고 어떻게 기아차를 훔쳐서 타고 달아날 수 있는지를 틱톡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고 조회 수가 엄청나단다.


유행처럼 번진 기아차 훔쳐 타기가 그만 비극을 낳았다. 뉴욕주 버팔로의 고속도로에서 10대들이 훔쳐 타고 달리던 기아 스포티지가 사고가 났다. 충돌 후 차에서 튕겨 나간 10대 4명이 목숨을 잃었다. 4명은 각각 14세, 16세, 17세, 19세라는데 놀라운 것은 그 14세가 여섯 달 된 딸을 둔 애기엄마라는 것이다. 좀체 믿기 어렵다. 우리로 치면 중2 나이인데 어찌 애기엄마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게 가능한 나라가 미국인 모양이다.


자동차의 성능이 좋으면 뭘 하나. 쉽게 훔쳐갈 수 있는데... 기아차, 현대차는 이 문제에 대해 비상한 각오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될 거다. 하고많은 자동차 메이커가 있는데 왜 기아, 현대차만 표적이 되나? Kia Challenge가 계속되는 건 회사로서도 큰 손해지만 미국 소비자들과 사회 전체에 크나큰 피해를 준다. 철 없는 10대들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엄마 잃은 6개월짜리 아기는 이제 누구 손에 크나. 여러모로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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