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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Oct 29. 2022

북촌 탐방

아름다운 고도 서울

서울에 산 지 50년이 넘었지만 이제야 서울에 눈을 뜨는 거 같다. 서울 이곳저곳에 가보고 싶어진다. 얼마 전에는 남산 아래 예장동을 훑어 본 뒤 진양상가, 세운상가를 지나 종묘에 이르러 종묘를 둘러보았다. 오늘은 종묘 서쪽 담을 따라 있는 서순라길을 걸어보았고 창덕궁 서쪽 담을 따라 원서동을 둘러보았다. 현대건설 사옥 옆의 원서공원은 오늘 처음 가보았다. 그런 오붓한 공원과 야외 공연장이 있을 줄 몰랐다.


가회동 북촌한옥마을엔 여간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내국인, 외국인이 뒤섞여 있었다. 정독도서관 정문에서 덕성여고를 지나 안국동사거리로 이르는 길은 가히 인산인해였다. 그 길 끝 무렵에 이르러 놀라운 장면을 보았다. 오래도록 우뚝 서 있었던 육중한 담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드넓은 벌판이 도심에 펼쳐져 있었다.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가 거대한 꽃밭, 잔디밭으로 변해 있었다. 예전에 그곳은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여서 전혀 내부를 알 수 없었는데... 앞으로 이곳은 어떻게 변할까.


이어서 큰길을 건넌 뒤 연합뉴스를 지나 수송공원에 이르렀다. 중동학교옛터, 숙명여학교 옛터, 대한매일신보 창간 사옥 터 등의 표석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부근에 조계사와 갑신정변의 현장 우정총국이 있다. 상전벽해라더니 수송동이나 청진동 일대는 옛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종묘, 창덕궁, 창경궁 같은 궁과 사적이 남아 있으니 여간 다행이지 않다. 그곳엔 숲도 울창하다. 북촌의 한옥마을도 제법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고 있는 서울, 주말이면 왜 사람들이 이리도 북적이는지 알겠다. 아름다운 고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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