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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Nov 20. 2022

무심한 국어사전

파조리개, 궁채, ...

토요일에는 친구 딸 결혼식을 보기 위해 지방에 다녀왔다. 서울로 돌아와 같이 갔다 온 친구들과 코다리찜 전문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나물 반찬 중에 특이한 것이 있었다. 식당 주인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이게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우리가 답을 하지 못하니 주인이 알려주었다. 궁채라고...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독특한 나물로 상추의 대로 만든 반찬이다.


집에 와서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궁채, 상추대가 어떻게 뜻풀이되어 있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국어사전에는 궁채, 상추대가 없었다. 그러나 국어사전에 없었지 포털 사이트에는 사진이며 설명이 곳곳에 있었다. 궁채, 상추대는 사람들이 쓰고 있는 말이지만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았다. 사전 없이도 사람들은 말을 잘 사용하고 있었다.


실은 더 놀라운 일이 있었다. 삼겹살을 먹을 때 늘 함께 먹는 것이 파조리개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파조리개를 치니 '대파를 가늘고 길게 채를 썰어 양념한 것으로보통 삼겹살 등의 고기구이에서 반찬으로 나온다파채파무침파절이파조리파조리개파조래기파절임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라고 되어 있었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파조리개, 파채, 파무침, 파절이, 파조리, 파조래기, 파절임' 그 어떤 것도 표제어에 올라 있지 않았다. 다만 우리말샘 국어사전에는 이 중에서 '파조리개, 파채, 파무침, 파절이, 파절임'이 올라 있었다. 왜 우리말샘에는 올라 있는 말이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걸까. 표준어가 아니라서? 표준어가 뭐길래?


사람이 사는 중에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 하루라도 먹지 않고 살 수 있나. 그런데 늘 먹고 사는 먹거리면서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은 말이 꽤 있다. 왜 그런지 이해하기 어렵다. 궁채, 상추대는 물론 파조리개, 파채 등은 하루속히 국어사전에 올라야 할 것이다. 그동안 안 올랐다고 계속 올리지 않아도 되나. 아니다. 진작에 올랐어야 할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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