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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Nov 26. 2022

믿어지지 않는다

대범함을 언제나 기대할까

1930년에 시작된 월드컵축구대회가 지금 카타르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다. 제22회 대회다.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북한에서 월드컵 경기를 방송하고 있다는 것이 우선 뜻밖이었다. 자국이 본선에 나가지도 못했는데 월드컵 경기를 비록 녹화라지만 방송을 하고 있다니 신선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 10회 연속 출전한 한국팀을 가리켜 국명을 밝히지 않고 '한개팀'이라 했다니 잘 믿어지지 않는다. '한개팀'이라니! 북한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참 궁금하다. 눈치로 때려 잡아 '한개팀'이 남조선임을 알아챌까, 아니면 그저 영문을 모른 채 '한개팀이 도대체 어느 나라일까' 하고 궁금해할까?


북한 당국이 남한 당국을 미워하는 건 그러려니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적대적 관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한국 자체를 지우려 하는 모습은 무척 당혹스럽다. 지운다고 지워지나? 만약 한국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개팀이 우승했다."고 할까? 


남한이 싫다고 '한개팀'이라고 방송한다니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젖는다. 그 발상이 너무 놀랍다. 지난 아홉 번의 월드컵 때마다 북한은 한국을 '한개팀'이라 불렀을까. 그땐 '남조선'이라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만 '한개팀'이라 하는 걸까. 알 수 없다. 유치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대범함을 언제나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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