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 의아함을 느낄 때
국어사전에 대해 의아함을 느끼는 때가 왕왕 있다. 있어야 할 말이 없을 때 특히 그렇다.
'열일하다'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있다. 다음과 같다.
'열일하다'의 '열일'이 '熱일'이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하긴 '열일'의 '열'이 熱 아니고 다른 말일 순 없겠다. 어쨌든 국어사전의 기능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전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구나 하고 느낀다.
그런데 '열일하다'는 국어사전에 있는데 '열일'이 없다. '열일'을 찾으면 다음과 같다.
'열일'에는 열일(烈日)밖에 없고 열일(熱일)이 없다. 아니! '열(熱)일하다'는 있는데 '열(熱)일'이 없다니 이게 어인 일인가. '공부하다'가 있으면 '공부'가 표제어로 있고 '희한하다'가 있으면 '희한'이 표제어로 올라 있다. '하다' 앞의 말이 독립적으로 쓰지 않더라도 ''~하다'의 어근'이라고 올라 있다. 그런데 '열일하다'는 표제어로 있는데 '열일'이 없다니!
'열 일 제치고'의 '열 일'과 '열일하다'의 '열일'은 의미가 달라 보인다. '열 일 제치고'의 '열'은 10일 것이다. 그러나 '열일하다'의 '열'은 熱이다. '열일하다'의 '열일'이 국어사전에 없다니 뭔가 잘못되었다. 나는 오늘 나름 열일을 했고 별 생각 없이 국어사전에서 '열일'을 찾아보았다. 당연히 있겠거니 했는데 없었다. 사전은 '열일'을 올려야 한다. 사전이 미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