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상한 '톺뉴스'

연합뉴스에 '톺뉴스'라는 게 있다. '톱뉴스'가 아니라 '톺뉴스'다. '톺'은 '톺다', '톺아보다'라는 말의 '톺'이다. '톺다'는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다'라고 사전에 뜻풀이되어 있고 '톺아보다'는 '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라 뜻풀이되어 있다. 

최근 이 톺뉴스가 '내년 6월부터 도입되는 만 나이'에 대해 다루었다. 

이미 얼마 전부터 언론을 통해 내년 6월부터 만 나이가 도입된다고 알려졌고 연합뉴스의 '톺뉴스'가 이를 자세히 다뤘다.

https://www.youtube.com/watch?v=A3-6vnAldpk&feature=youtu.be

그런데 이 영상을 보면서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시작은 '내년 6월부터 만 나이가 도입'된다고 했지만 내용은 '연 나이가 사용'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시작은 '내년 6월부터 만 나이가 도입된다'인데 내용은 '만 나이가 아닌 연 나이가 적용된다'니 말이다. 이런 자기모순, 자가당착을 제작진은 알았을까 몰랐을까. 알았다면 시청자를 기만한 것이요 몰랐다면 참 어이없는 일이다.

'내년 6월부터 만 나이가 도입된다'는 것은 가짜뉴스나 진배없다. 왜냐하면 현행 민법이 이미 만 나이를 쓰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다.

현행 민법

제158조(연령의 기산점) 연령계산에는 출생일을 산입한다.

내년 6월부터 시행되는 민법

제158조(나이의 계산과 표시) 나이는 출생일을 산입하여 만(滿) 나이로 계산하고, 연수(年數)로 표시한다.

표현이 친절해졌을 뿐 현행 민법도 만 나이를 쓰도록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생일을 산입'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혹세무민이 따로 없다. 정부와 국회가 혹세무민에 나섰고 언론이 분별 없이 이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놀랍다. 나이에 관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취학이나 병역 등에서 만 나이가 아니라 연 나이를 쓰도록 돼 있다. 지금 그렇고 내년 6월 이후에도 똑같다. 내년 6월부터 뭐가 달라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