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
'만 나이 통일법'은 허구
지난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정부가 12월 27일에 공포함에 따라 개정된 민법은 2023년 6월 28일부터 시행됩니다. 현행 민법과 개정 법률안을 비교해 보면 내용은 같고 표현만 좀 더 친절해졌을 뿐이지만 마치 어떤 제도가 달라진 것처럼 정부는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 나이 통일법 공포식'을 했답니다. 제도가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현행 민법도 만 나이를 쓰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출생일을 산입한다'는 표현 자체가 만 나이를 쓰라는 것입니다.
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하려면 정작 개정해야 할 법이 따로 있습니다. 청소년 보호법이 그것입니다. 청소년 보호법 제2조 제1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청소년”이란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다만,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
여기서 단서인 "다만,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에 주목하게 됩니다. 이 이상야릇한 문장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것은 바로 청소년은 만 19세 미만인 사람이 아니라 연 나이로 19세 미만인 사람을 가리킨다는 뜻 아닙니까? 청소년은 만 나이가 아니라 연 나이를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단서 조항이 왜 필요합니까? 저는 이런 희한한 예외 조항이 들어간 것을 주류업체, 담배 제조판매업체의 로비 때문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이른바 '청소년유해업소'를 운영하는 분들도 이런 예외 조항을 환영하겠지요. 조금이라도 판매를 늘리고자 하는 이들 업체들은 연 나이 적용을 원하겠지만 '만 나이 통일'과는 맞지 않습니다.
청소년 보호법에서 '다만,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를 삭제한다면 관련 업계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 나이 통일을 하려면 바로 이런 법의 예외 조항을 삭제해야 합니다. 이런 법은 그대로 두면서 이미 만 나이를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민법의 표현만 손질해 놓고 마치 무슨 큰 제도 개선이라도 이룬 양 '만 나이 통일법 공포'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청소년 보호법의 개정을 촉구합니다. 왜 지하철 무임 승차는 만 65세를 적용하면서 청소년 술, 담배 판매는 만 19세를 적용하지 않습니까. 왜 1월 1일부터 허용합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