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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an 19. 2023

인도어는 없다

CNN은 글로벌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인 듀오링고 조사 결과 한국어가 작년에 이 앱에서 7번째로 많이 학습된 언어라고 전했다. 듀오링고 앱 이용자는 5억명가량으로 영어 이용자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순이었다. 한국어는 7위에 올랐으며 중국어와 러시아어, 인도어가 10위권에 들었다. (ㅈ일보)


1월 19일자 ㅈ일보의 이 기사를 읽으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여러 언론이 한국어가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이 학습된 언어라고 보도했는데 이 7번째가 과연 의미 있는 순위인가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도어가 10번째라고 했는데 인도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다.


지구인들은 세계 곳곳에서 자기 모어 아닌 말을 배우려고 애쓴다. 취직을 위해서, 지적 호기심에서, 취미 삼아 등등 갖가지 이유로 외국어를 공부한다. 학원에 가서 공부하기도 하고 요즘은 앱을 통해서 공부하는 이들도 많다. 학원이 좀 많으며 앱이 또한 좀 많은가. 그러니 작년에 세계인들이 어떤 외국어를 가장 많이 공부했는지 통계를 잡기가 간단치 않을 거다.


이번에 CNN이 한국어가 7번째로 작년에 많이 공부한 언어라고 한 것은 듀오링고 앱을 통해 세계인들이 많이 공부한 외국어 순위다. 다른 앱에서는 순위가 어떻게 나왔을지 알 수 없다. 어디 앱을 통해서만 외국어를 공부하나. 다른 경로를 통해 공부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니 이번 CNN 보도에서 한국이 7번째로 많이 학습한 언어라고 한 것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 것은 아니라 본다. 분명한 건 한국어 학습 열풍이 예전에 비해 엄청 높아졌다는 사실이겠다. 그걸 어찌 부정하겠나. 그만큼 한국 문화,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졌다.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위 기사에서 매우 뜨악한 것이 인도어라는 말이다. 인도어는 뭘 말하는가. 인도어는 어떤 언어인가. 인도어는 인도에서 사용되는 언어일 텐데 인도에서는 자그마치 300개가 넘는 언어가 쓰인다. 인도어는 한 언어가 아닌 것이다. 


CNN 기사를 찾아보았다. 이렇게 되어 있었다.


Korean is the second most-studied Asian language on Duolingo, only narrowly behind Japanese, according to the language report. Duolingo, which has more than 500 million users internationally, ranks Korean ahead of Chinese, Russian and Hindi, and behind Italian. English and Spanish still sit comfortably in the top two spots.


CNN에서 Hindi라고 한 게 한국 신문에 인도어로 바뀌었다. 나름 친절하게 하려고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으나 Hindi인도어는 같은 뜻이 아니다. Hindi는 한 언어이지만 인도어는 수많은 언어를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인도어라는 언어는 없다. 힌디어라고 했어야 했다. 


매체가 넘쳐나고 수많은 기자가 기사를 생산해 낸다.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기사는 얼마나 많으며 기사 문장이 문법에 맞지 않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여기에 정확하지 않은 표현까지 가세한다. 난세가 아닌가 한다. 어지럽기 짝이 없다.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3/38/Languages_of_Bharat.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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